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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공허한 중국 '짝퉁 타령'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밀폐용기 락앤락은 중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 브랜드 중 하나다. 부유층 가정의 필수품이랄 정도로 인기를 끌던 제품이다. 그러나 1년여 전부터 판매 전선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지난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4%나 줄었다. 많은 이가 ‘짝퉁’을 원인으로 꼽는다. 과연 그럴까.

 이 회사가 처음 중국에 진출한 건 2004년이었다. 당시 중국 주방에는 밀폐 용기라는 게 딱히 없었다. 락앤락이 돌풍을 일으킨 이유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시장에는 로컬(현지) 제품이 수두룩하다. 기술은 락앤락과 별 차이가 없는데, 값은 절반에 불과하다. 이들은 짝퉁이 아닌 기술 제품이다. 중국 기업들이 10년 동안 개발한 기술 말이다.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시장을 락앤락에 고스란히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일 뿐이다. 기술에 별 차이가 없다면 그 다음은 가격이다. 당연히 소비자는 절반 값의 제품을 고르게 된다. 그게 락앤락이 시장에서 밀리는 이유다.

 요즘 샤오미(小米)가 한국 IT산업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됐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가 중국 시장에서 밀리면서부터다. 샤오미 역시 애플을 베낀 짝퉁으로 치부되던 상품이다. 그러나 샤오미는 짝퉁이 아니었다. 외국 기술을 자국 소비자 요구에 맞게 응용한 그들만의 기술 제품임이 드러나고 있다. 갤럭시의 절반 가격으로 말이다. ‘싼싱(三星)’이라는 브랜드가 어느 정도 값을 높일 수는 있지만 단순히 가격과 브랜드만 따지는 구조라면 중국 소비자는 가격을 좇는다. 샤오미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외국 업체들도 짝퉁에 뒤통수를 맞는다. 중국이 가와사키(일본), 지멘스(독일), 알스톰(프랑스) 등으로부터 고속철도 기술을 들여오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다. 중국은 6년 만인 2010년 시속 380㎞로 내달릴 수 있는 최고 속도급 고속철도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당시 가와사키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 개발 수준을 너무 무시했다”고 땅을 쳤다. 그러나 지금 누구도 중국 고속철을 짝퉁이라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외 프로젝트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중국 기업에 손을 내민다. 그들이 싸게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중저가 화장품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은 “짝퉁 제품을 시장에서 몰아내야 할 ‘악(惡)’으로 치부하는 순간 기업의 위기는 찾아온다”고 말한다. ‘내 제품은 고급’이라는 자만심에 빠질 때 중국 짝퉁은 내 시장을 파고든다는 지적이다. 기술보다는 시장(가격)을 보라는 충고다.

 가격에서 밀리지 않아야 진정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게 바로 중국 시장이다. 프리미엄급 시장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중간층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도 만들고, 기존 제품도 가격 거품을 최대한 걷어내야 한다. 짝퉁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의 개발 수준을 주시해야 할 때다. ‘짝퉁 타령’은 이제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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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