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학부모가 과목·강사 선택 … 교문 앞 학원차 사라졌어요

15일 오후 성남 장안초 방과후학교에서 학생들이 드럼연습을 하고 있다. 바이올린과 첼로·플루트 등 16개 음악교실이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개설돼 있다. [신인섭 기자]
지난 15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장안초등학교. 정규 수업이 끝났지만 학교에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원어민영어·서예·요리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방과후 정문 앞에 학원 차량이 늘어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상 받은 성남 장안초교
참여 80%, 평균 2~3개 들어
2년 새 사교육비 40% 절약
지역사회, 예산·재능 기부도

 로봇과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층 교실에선 학생 7명이 로봇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주제는 ‘힘의 저장’. 권혁준(32) 담당 교사가 블록으로 조립한 고무줄 로봇을 보여주며 질문을 던졌다. “블록 사이에 고정된 고무줄을 서로 반대편으로 잡아당기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은 “줄이 팽팽해져요”라거나 “원래 위치로 돌아가려고 해요”라고 답했다. 권 교사는 “늘어났던 고무줄이 블록을 잡아당기는 힘을 탄성력이라 부른다”며 “고무줄이 힘을 저장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혁(7)군은 “블록도 만들고 공부도 할 수 있어 게임보다 더 재밌다”고 말했다.



 과학실에선 학생 20명이 음식 만들기에 한창이다. 메뉴는 ‘뉴욕 핫도그’. 김도원(8)군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로 피클을 썰어 빵 사이에 소시지와 함께 채워 넣었다. 김군은 “아빠처럼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은지(10)양은 “요리하는 법을 배워 엄마를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6회 ‘방과후학교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장안초 학생의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80%가 넘는다. 평균 2~3개씩 듣는다. 토요학교까지 포함해 프로그램 143개가 개설돼 있다. 2학년 학부모 조옥희(41)씨는 “서울 목동으로 이사갈까 했는데 방과후 프로그램이 좋아 눌러 앉았다”며 “값도 싸고 수업의 질도 높아 학원 뺑뺑이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조씨의 아들은 현재 영어파닉스·교구체험수학·축구·바이올린·오케스트라 등 5개 프로그램을 듣는데, 총 비용이 20만원이 안 된다.







 이 방과후학교의 특징은 평생학습과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후 일본어 교실에선 학부모 2명이 아이들과 함께 회화를 배웠다. 3·5학년 남매를 둔 김의경(42)씨는 “아이들이 방과후 수업을 듣는 동안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만족해 했다. 방과후 담당인 조미영(40) 교사는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이 5개인데, 탁구와 배드민턴은 학부모가 무료로 강사를 맡아줬다”고 소개했다.



 경기도교육청의 사교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장안초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012년 47만6200원에서 2014년(6월 기준) 28만300원으로 41% 줄었다. 학부모 만족도는 같은 기간 78.4%에서 91.1%로 올랐다. 2012년 9월 부임한 송근후 교장은 수요자 중심 교육을 내걸고 방과후 프로그램 선정과 관리를 학부모에게 맡겼다. 학부모지원단 91명이 프로그램 선정부터 모니터링까지 참여한다. 강사도 학부모들이 면접을 본다. 학부모 대표 문재인(42)씨는 “자녀가 들을 수업과 가르칠 선생님을 엄마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의 협조도 한몫했다. 송 교장은 인근 남동발전소로부터 오케스트라 악기 구입비 6000만원을 지원받는 등 지역 기업들로부터 4억원 가까운 예산을 끌어왔다. 송 교장 본인도 방과후학교 기초영어반을 맡아 재능 기부를 한다. 그는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기 때문에 좋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윤석만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