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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18세 동갑 최정·김채영 "남자 벽 넘어 통합기전 우승할 것"

한국 여자바둑의 대들보인 최정 5단(왼쪽)과 김채영 2단. 지난 12일 오전 국가대표팀 훈련을 마친 후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4층 기사실에서 만났다. [사진 한국기원]


한국 여자바둑에 10대 돌풍이 거세다. 진원지는 최정(18) 5단과 김채영(18) 2단이다. 이들은 남자 기사도 쉽게 갖추지 못한 힘바둑마저 구사하여 바둑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승부욕·열정 두루 갖춘 힘바둑
국내 여자 타이틀 3개 나눠 가져
복싱으로 긴장 풀고 체력 길러
국가대표팀 훈련이 큰 힘 되죠



 2014년 현재 한국 여자바둑 기전은 세 개. 이 모든 타이틀을 10대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궁륭산병성배 여자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최 5단은 여류 명인과 여류 기성을, 김 2단은 여류 국수를 품고 있다.



 10대 우승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10대가 모든 대회를 장악한 것은 여류기전 20년 역사에 처음이다. 한국(53명)에 비해 기사 수가 많은 중국(84명)은 물론 일본(84명)도 10대는 아직 정상에 잘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두 소녀를 지난 1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났다.



 - 기사에게 타이틀은 목적이자 도약의 받침대다. 힘이 되고 있나.



 ▶최=타이틀 획득 후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무식하게 싸우는 기풍이었는데 여유가 생기니 바둑을 전국(全局)적으로 보게 됐다.



 ▶김=내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알았다. 몰입하는 수준에 차이를 느낀다.



 - 프로에겐 근성이 첫째다. 기질이 강하다던데.



 ▶최·김=아니다. 루이나이웨이(芮乃偉·51) 9단이 첫째다. 몸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 우린 그만 못하다.



 겸손일까. 최정은 소녀장사 별명대로 어릴 때부터 배포 큰 바둑으로 유명했다. 스승이었던 유창혁(48·9단)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 5단을 “큰 바둑, 승부 바둑”이라고 평했다. 김성래(51·김 2단 부친) 5단은 “채영이는 열정이 있다”고 기꺼워했다. 둘 다 프로의 최고 자질인 승부근성이 있다는 말이다.



 - 선배인 박지은(31)·조혜연(29) 9단의 열정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남자의 벽을 못 넘었는데.



 ▶최=우리는 해보겠다. 목표는 여자 기전을 넘어서서 통합 기전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김=아직은 낮춰 잡고 있다. 우선은 세계여자바둑 우승이다.



 - 공부 없이 이뤄지는 건 없다. 공부 많이 하나.



 ▶최·김=국가대표팀의 훈련이 큰 힘이다. 매일 아침 한국기원에 나와서 공부한다.



 - 남자기사들과의 대국이 역시 중요한가.



 ▶최=그것도 중요한데…. 매일 출근하는 동료들이 심리적으로 뭉쳐 있다. 김혜민(28·7단) 사범도 매일같이 나와 공부하는데 하물며 우리가….



 ▶김=박지은 선배님도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의 버팀목이다. 동료들도 말한다. 요즘처럼 함께 공부한 적이 없다고.



 - 이름난 명인처럼 되고 싶은 바둑이 있나.



 ▶최·김=그런 생각은 아직 안 해봤다. 열심히 두면 자신에게 맞는 그 ‘뭔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국가대표팀 육성이 힘이 되고 있는 걸까. 양재호(51·9단)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여자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회적 자아(사회가 기대하는 자아)가 대표팀 훈련으로 약해지고 있다. 공부가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성룡(38·9단)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도 “여자에 대한 사회적 벽이 많이 낮아졌다. 여성들의 의식도 예전에 비해 매우 도전적이다”고 말했다.



 - 바둑도 체력 싸움이다. 피로를 푸는 방식은.



 ▶최=8월부터 복싱도장에 다니고 있다. 노래방에도 종종 간다.



 ▶김=저도 6월에 복싱을 시작했다. 아직은 기초훈련 정도인데 왕십리에 있는 박창환 복싱클럽에 다닌다.



 - 소녀 같지 않은 취미다. 권투는 하루에 얼마큼 하나.



 ▶최·김=매일 저녁 한 시간 정도. 대국 중 굳어진 근육이 풀어지면서 긴장도 풀어진다.



 -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최=조정래(71) 작가의 소설 『한강』. 세상은 잘 모르지만 이야기가 넘쳐서 좋다.



 ▶김=제인 오스틴(1775~1817)의 『오만과 편견』이다. 여주인공의 말과 행동이 참 자연스러웠다.



문용직 객원기자  



◆최정=1996년 충남 대천(보령시) 출생. 2010년 입단. 2012~2014년 STX배 여류명인전 3연패. 2014 KB바둑리그에 여자기사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하고 있다. 포스코켐텍 팀 소속.



◆김채영=1996년 서울 출생. 2011년 입단. 2013년 황룡사쌍등배 4연승. 2014년 여류 국수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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