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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지역경제 살린 비결은 ‘마을기업’

천안시 북면 양곡마을 입구에 서 있는 장승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요즘, 도시로 가는 구직자를 붙잡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기업을 만들어 수익사업을 펼치는 농촌이 있다. 이른바 ‘마을기업’이다. 마을에 있는 각종 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벌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천안시 북면 양곡마을



주민들이 함께 일해 얻은 이익을 나누니 이웃 간 정도 돈독해진다. 천안시가 2008년 마을기업으로 지정한 북면 양곡마을을 찾았다.





산들이 논밭을 둘러싼 양곡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이다. 마을 입구엔 크고 작은 솟대들이 서 있다. 일반적으로 마을 입구에 선 솟대는 마을 수호신을 상징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긴 막대기 끝에 나무로 만든 새를 단 솟대로 소원을 빈다. 양곡마을에서 솟대는 마을의 수호신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천안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뒤부터 솟대가 주민들의 주요 일감이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솟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천안시, 컨설팅 해주고 사업비 지원



솟대 체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솟대 전문가 이붕재(56)씨는 “솟대를 만들어 팔면 마을에서 일당을 주기도 한다. 남는 돈은 마을 운영기금으로 쓴다. 큰 수입은 아니지만 마을 주민이 참여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생겨 주민들 관계가 더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양곡마을회는 천안시 지정 마을기업이다. 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을기업 두 곳을 지정했다. 마을 자체가 기업인 마을기업은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한다. 주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연적·인적 자원, 가공 제품, 축제, 체험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주체가 돼 마을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서로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주민들은 공동으로 작업하고 수익은 나눠 갖는다. 시는 마을기업 육성을 위해 경영 컨설팅과 교육 기회를 주고 2010,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최대 8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했다. 이 사업비를 활용해 마을은 자체적으로 마을기업을 관리하고 있다.



 마을기업 덕분에 한 해 약 4000~5000명이 양곡마을을 찾는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속에서 흥미로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을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숙박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이 많다. 전통문화를 체험하려는 초·중 학생이나 친목 모임을 하러 오는 동호회 같은 단체 방문객도 자주 온다. 해외에서도 양곡마을을 찾는다. 지난해엔 한·일 청소년 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일본 초·중 학생 30명이 와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마을 돌담길 위에 쌓은 돌탑들


주민이 함께 콩·옥수수 재배



이 마을기업의 주요 수익사업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마을 시설인 펜션·체육관 운영, 솟대 만들기, 두부 제조업이다. 모든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마을 시설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밭에선 주민들이 함께 콩·옥수수 같은 농작물을 재배한다. 수확한 농작물은 천안 시내 아파트나 판매업소에 납품한다.



양곡마을 주민들은 마을기업을 키우기 위해 1억원 이상을 마을 발전기금으로 투자했다. 그만큼 주민들이 마을기업에 큰 관심을 갖고 공동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 일에 참여하면서 이웃 사이가 돈독해졌다. 마을기업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 분배 때 간혹 문제가 생기지만 주민들은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익이 없는 경우엔 주민들이 앞장서 무보수 봉사활동으로 마을 공동작업에 참여한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 펜션


 김태기(71) 양곡리 사무국장은 “노인회장단·부녀회·청년회 같은 마을에 있는 단체와 주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 마을기업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며 “처음엔 공동작업을 많이 해 귀찮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마을 사람들이 단합을 부러워한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마을 일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전했다.



 양곡리 김승진(59) 이장은 “마을기업을 다 같이 관리하다 보니 서로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정이 두터워진다”며 “주민이 많이 참여할수록 마을기업의 가치는 커진다. 앞으로 마을기업이 더욱 성장하면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41-553-2580.





글=강태우 기자, 이은희 인턴기자 ,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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