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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담뱃값 8배 올렸는데, 흡연율은…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을 현재보다 2000원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군 복무중인 흡연 병사들이 울상이다. 담뱃값 지출이 두배 가까이 늘어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군대에서 판매된 담배는 3637만272갑이다. 지난해 병사들의 흡연율은 40%에 이른다. 20만명 정도가 흡연한다는 얘기다. 병사 1명이 하루 반갑(0.498갑)을 태운 셈이다. 이등병의 월급은 11만 2500원. 하루 반갑씩 흡연할 경우 월급의 33%가량(3만7500원)을 흡연에 썼다.



그러나 정부의 안대로 담뱃값이 2000원 오를 경우 병사들의 담배 구입비는 한 달에 6만 7500원으로 현재보다 3만원이 더 들어간다.



담뱃값 인상과 상관없이 국방부는 내년 병사들의 월급을 15% 가량 올려줄 계획이다. 국방부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이등병의 월급은 1만 7500원이 오른 13만원이다. 하지만 담배를 사는데 월 3만원의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월급이 인상되도 1만 2500원이 더 들어가야한다.





국방부에 근무중인 육군 A상병(21)은 “전체 월급의 절반 이상을 담배 구입에 써야하는 처지가 되면 부대에서 제공하는 밥만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먹는 것과 입는 것 말고도 치약이나 칫솔도 사서 써야 하는데…”라고 걱정했다.



병사들이 병영내 마트(PX)에서 사용하는 비용은 월 10만원 가량이다. 집에서 용돈을 타다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참에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 2월 전역인 B상병(22)은 “몸에도 해롭고 돈도 더 많이 들어가는데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값을 올려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정부의 시책이 일단은 먹히는 분위기다.



국방부 보건정책과와 육ㆍ해ㆍ공군에서 금연 정책을 펼치는 부서 역시 반기는 분위기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은 지속적인 금연정책을 통해 각군에서 가장 낮은 흡연율을 보이고 있다”며 “비용 인상도 금연정책의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연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언제까지 가느냐다. 금연이 그만큼 쉽진 않아서다.



B상병도 “금연을 해야 하겠다는 결심으로 부대내 금연 클리닉을 이용하는 등 몇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부대 금연구역 설정을 추진하는 등 어느 조직보다 금연정책을 활발히 펼쳤던 공군의 경우도 19.8%아래로 흡연율을 떨어뜨리지는 못하고 있다.



가격이 대폭 올라도 군내 흡연율은 크게 변화가 없었던 과거 경험도 있다.



“화랑담배 연기속에 사라진 전우야~”라는 군가(전우야 잘 자거라)에서 나오듯 담배는 군대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국방부는 1948년 화랑담배를 시작으로 한달에 1인당 15갑의 면세담배를 보급했다. 1982년부터 88년까지는 ‘은하수’와 ‘한산도’를 한갑에 100원씩 계산해 1500원의 기호품비나 담배로 줬다.



89년에는 ‘백자’, 90~93년은 ‘솔’을 지급했다. 종류가 바뀌며 '연초비'로 불리던 기호품비도 각각 한 갑에 110원, 113원씩으로 올랐다. 물론 면세다.



94년부터 2000년까지는 ‘88라이트’를, 2001년부터 2008년까지는 ‘디스’를 204원과 250원에 보급했다. 하지만 금연 유도를 위한 제반여건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면세담배가 없어지며 ‘연초비’도 사라졌다.



2008년 12월말까지 250원하던 ‘디스’는 다음해 1월 1일 면세 담배가 군내에 없어지며 2000원이 됐다.



하지만 흡연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08년과 2009년 이등병 월급이 7만 3500원으로 동결된 상황에서 담뱃값은 8배 뛰었지만 군대내 흡연율은 49.7%(2008년)에서 48.4%(2009년)으로 1.3%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6년간 40%로 떨어지긴 했지만 적어도 군대 내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에 제한적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선 병사들의 박봉을 감안해 면세담배 제도를 부활해야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내년도 병사 월급 인상분에는 담뱃값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고민”이라며 “국방부도 금연정책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병사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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