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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사우루스와 티라노사우루스 대결은 영화 속 얘기























2001년 개봉한 SF 영화 ‘쥬라기공원 3’는 상영 당시 공룡 마니아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같은 시리즈 1ㆍ2편에 등장해 맹위를 떨쳤던 티라노사우르스(티렉스)가 다른 공룡에게 목을 물려 죽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공룡 마니아들은 “최강의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가 그렇게 허무하게 질리 없다”며 “무리한 설정”이라고 반발했다. 영화 속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꺾은 주인공은 스피노사우루스였다. 백악기 후기에 번성했던 육식 공룡으로 등에 커다란 돛이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 개봉 13년이 지나 이런 논란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었음을 보여주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공룡의 ‘노는 물’ 자체가 달랐다는 증거가 나온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의 니자르 이브라힘 박사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의 모로코 동부 지역에서 발굴한 스피노사우루스(Spinosaurus aegyptiacus)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 공룡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육상보다는 수상생활을 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서다.



스피노사우루스 화석은 1912년 독일의 고생물학자 에른스트 스트로머가 이집트에서 처음 발견했다. 슈트로머는 이때 발견한 척추뼈를 기준으로 이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컸을 것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뮌헨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그의 화석 컬렉션은 2차대전 중이던 1944년 영국군의 폭격으로 소실됐다. 이 때문에 그간 고생물학계는 스피노사우루스에 대한 추가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르바힘 박사팀은 모로코에서 발굴한 화석 두개골ㆍ척추ㆍ골반ㆍ다리뼈 등 을 CT스캔하고 스트로머 등의 기존 연구 자료를 종합해 스피노사우루스의 3D 모델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다 자란 스피노사우루스의 몸 길이는 15m, 몸무게는 20t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는 가장 큰 티라노사우르스 모델보다 몸길이가 3m 가까이 더 긴 것이다. 악어 주둥이를 닮은 스피노사우르스의 입 속에는 최소 24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다. 영화 속에서처럼 티라노사우르스와 싸워도 이길 법한 ‘덩치’다.



하지만 연구팀은 스피노사우루스가 대부분의 시간을 물에서 보내며 상어나 톱상어, 폐어(lungfish) 등을 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땅에 올라올 땐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뒷다리로만 걷는 대신 4족 보행을 했을 것으로 봤다. 수영을 할 때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얼굴 앞쪽이 아니라 머리 중간에 있는 콧구멍, 물고기를 잡기 편리하도록 주둥이 앞쪽에서 맞물리는 이빨, 육상에서 살았던 2족 보행 육식공룡에 비해 작은 골반과 짧은 뒷다리, 노젓기에 적당한 길고 평평한 발톱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독특한 뼈 구조도 육상 생활보다는 수중 생활에 적합한 형태로 분석됐다. 스피노사우르스의 뼈는 치밀하다. 육상 육식공룡 화석에서 흔히 발견되는 골수강(骨髓腔, 골수가 차 있는 뼈 속 빈 공간)이 없다. 물 속에서 부력 조절을 하기 위해선 이 같은 구조가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오늘날의 킹펭귄의 뼈도 비슷한 형태다. 반면 스피노사우루스의 꼬리 뼈는 서로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꼬리를 쉽게 구부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물 속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 편리한 구조다.



그간 공룡 가운데 호수나 강가에서 살았을 것을 추측된 종류는 여럿 있었지만 실제 확실한 화석 증거가 발견된 경우는 스피노사우루스가 처음이다. 흔히 수장룡이나 어룡을 ‘수중 공룡’이라고 부르지만 이들은 엄밀히 말해 공룡(dinosaurs)과 다른 목(目, order)에 속한다. 가령 스피노사우르스는 파충류강 용반목인 반면, 대표적인 수장룡으로 꼽히는 플레시오사우루스는 파충류강 수장룡목이다. 생물학적으로 공룡에 속하는 파충류는 용반목과 조반목 뿐이다.



한편 연구팀은 스피노사우르스의 거대한 돛의 용도도 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체온 조절이나 지방 저장용이 아닌 '장식용(display)'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돛 내부가 치밀한 뼈로 이뤄진 반면 체온 조절과 관련 있는 혈관 구조는 성글다는 유다. 연구팀은 “스피노사우르가 잠수를 했을 때도 돛은 물 밖에서 눈에 띄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영상 제공=미국시카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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