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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선거운동 아니다 … 원세훈 선거법 위반 무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 개입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뉴시스]


법원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원세훈(63)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이범균)는 11일 원 전 원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종명(57)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56)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해선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씩을 선고했다.

"평소 해온 심리전단 사이버 활동
선거운동으로 전환한 정황 없어"?
정치관여 지시, 국정원법은 위반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 선고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과 원 전 원장 측은 국정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 작성한 글·댓글과 트위터 글의 위법성을 놓고 다퉈왔다. 이날 선고를 통해 법원은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이 국정원 직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지만 대통령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선거운동으로는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국정원이 사용한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트위터 계정 175개와 인터넷 사이트·커뮤니티 117개를 통해 작성된 11만7000여 건의 글·댓글·찬반클릭을 위법하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같은 첨예한 정치 쟁점을 다룬 글뿐만 아니라 사실관계를 적시한 글도 위법 판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특정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국정원이 직접 개입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을 들더라도 허용될 수 없다” 고 제시했다.



 재판부는 나아가 원 전 원장의 전(全)부서장 회의 발언 등을 정리해 하달된 ‘이슈 및 논지’ 등을 심리전단과 공모한 증거로 봤다. “여당을 위해 일하라” “야당을 강에 처박아야지” 같은 말 속에 구체적인 지시는 들어 있지 않았지만 “업무상 지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기능을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보좌하는 것으로 보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종북 세력’ 등으로 규정한 죄가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 쟁점이었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선 “댓글 활동은 심리전단이 평소 해오던 활동으로 이를 선거 기간 중 선거운동으로 전환한 정황은 찾을 수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정 후보를 당선·낙선하게 하기 위한 능동적인 목적성과 계획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선거 개입을 지시한 근거로 검찰이 제시한 12건의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새로운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사팀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검찰 내부와 정치권에 갈등이 극심했는데, 정작 이 부분이 무죄로 결론 남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선거 기간에 들어가 새로 시작된 불법 활동만 선거법 위반이란 논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원 전 원장은 선고 직후 “ 선거법 무죄 판단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한다”며 “항소심에서 국정원법 위반도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취임 후 사이버 심리전단을 통해 정치활동에 관여하고 2012년 대선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개인비리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았고 지난 9일 형기 만료로 출소했다.



전영선·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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