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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빚더미 대구시와 297억짜리 미술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김윤호
사회부문 기자
대구시가 초대형 공립 미술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달서구 두류공원에 올해 말 착공해 2016년 문을 여는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이다. 대구시가 184억원을 내고 나랏돈 113억원을 지원받아 총 297억원을 들여 짓는다. 2만586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연면적 6814㎡ 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설계는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설계·감리비만 34억원이다. 15개 전시실 중 12개를 일본에서 활동 중인 미술작가 이우환(78)과 그 동료의 작품으로 채운다. 대구시는 이달 초 이 같은 계획을 밝혔고, 11일엔 이우환을 대구시청으로 불러 건립 설명회를 열었다.



 이우환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작가다. 프랑스 베르사유궁이 바로 지금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008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초대전에 올해는 그를 초빙했다. 그런 이우환을 위한 미술관이 국내에 하나쯤 생길 때도 됐다.



 그렇다고 해도 개운찮다. 빚더미에 오른 대구시가 미술관에 거액을 들이는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2조2993억원에 이른다. 연간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28.1%로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시·도 중에서 인천시(35.7%) 다음으로 열악하다. 돈이 없어 무상급식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초·중·고교생 중 무상급식을 받은 비율은 44.3%로 울산(33.7%)에 이어 꼴찌에서 둘째였다.



이런 현실의 대구시가 거액을 들여 초대형 미술관을 짓겠다고 하고 있다. 미술관 부지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3642㎡)의 일곱 배가 넘는다. 2008년 10월 문을 연 백남준아트센터와 수평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건립 비용 역시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이 훨씬 많다. 이우환은 297억원, 백남준은 198억원이다.



 건립비 297억원은 올해 대구시의 무상급식 예산 120억원의 2.5배에 이르는 돈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대구시는 이우환과 동료들에게 작품제작비 1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들로부터 “다른 시·도만큼 무상급식도 못하면서 호화 미술관을 짓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대구시 나름대로 생각은 있다.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문화예술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대구시는 제대로 사전 연구조사를 하지 않았다. 미술관에 대해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완곡히 반대한다. 박병구 대구미술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미술관, 있으면 좋다. 하지만 미술관이 일부 미술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미술가들에게 열린 공간이어야 대구가 진정한 문화예술도시가 되지 않을까.”



김윤호 사회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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