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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일하고 어린이집은 쉬고 … '반쪽 대체휴일' 혼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대체휴일제가 처음으로 시행된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화성행궁 봉수담에서 열린 ‘이야기가 있는 화성행궁 음악제’를 찾은 시민들이 처용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대체휴일제는 정부·공공기관에만 적용되며 일반기업은 의무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뉴스1]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5)·김모(34·여)씨 부부는 첫 대체휴일인 10일에도 출근했다. 김씨는 이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아이(28개월)를 친정에 맡기기 위해서다. 평소 이용해온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난주 어린이집에서 전화로 “대체휴일(10일)엔 보육 교사에게 휴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웬만하면 아이를 보내지 말아 달라”고 알려 왔기 때문이다. 정작 박씨 부부는 직장에서 휴일수당도 받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대기업은 휴무, 중소기업은 근무
상대적 박탈감에 '휴일의 양극화'
여야 "모두 다 쉴 수 있게 법 개정"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하고. 지난해 도입돼 올 추석 연휴에 처음 적용된 대체공휴일제도가 반쪽짜리가 됐다. ‘대체 휴일의 양극화’란 지적도 나온다. 관공서는 모두 문을 닫았고 대기업도 대부분 쉬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다. 이들은 형평성을 주장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유치원을 구하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에 따라 대체휴일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국 어린이집·유치원은 조건부 대체휴일이란 애매한 방식으로 운영해 불만을 초래했다. 보건복지부는 학부모 수요 조사를 실시해 1명이라도 맡길 의사가 있으면 낮에 근무하는 일직 보육교사를 두도록 했고, 아니면 쉴 수 있게 했다. 이러다 보니 어린이집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광진 회장은 “당연히 회원들은 쉬는 걸 바라고 있지만 직장마다 대체휴일 적용 여부가 엇갈리면서 어린이집은 이도 저도 아닌 샌드위치 같은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방석배 보육기반과장은 “대체휴일 시행 첫해라서 임시 방침을 만든 것”이라며 “올해 대체휴일 시행 현황을 감안해 내년에 지침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중소 보안업체에 다니는 송모(40)씨는 이날 근무 예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연차 휴가를 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대체휴일제를 적용하면서 두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부인은 해외 바이어들과 일하는 특성상 이날 연차를 내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했다. 송씨는 “부부 모두가 대기업에서 일하는 동생 집은 가족 여행을 떠났는데,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니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 100여 곳이 입주해 있는 충북 충주시 제2산업단지도 대기업 2~3곳을 뺀 나머지 중소기업 근로자 대부분이 이날 정상 출근했다. S공구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대표는 “일감이 몰려 전원 출근했다”며 “대체휴일제는 대기업만의 얘기”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0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추석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를 했더니 10일 쉰다는 응답이 대기업은 89.2%였으나 중소기업은 62.8%에 그쳤다. 무엇보다 중소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걱정한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C식품업체의 최모 대표는 “평일의 1.5배인 현행 휴일 근로수당이 내년부터 2배로 오른다고 하니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호소했다. 이 회사도 60여 명 모두가 출근했다. 공작기계 부품을 만드는 T사의 김모 대표는 “우리 같은 영세 하청업체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도저히 납기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혼선과 불만이 생기자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제5정조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체휴일제를 공무원과 대기업에만 적용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모든 근로자가 대체휴일에 쉴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을 곧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한정된 국민에게만 주어지는 대체휴일제가 아닌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대체휴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주영·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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