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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자연, 그 비밀] 뻥 뚫린 지구 보호막 … 남극 오존구멍 왜 줄지 않을까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대 이과대학 7층 옥상. 반쯤 열린 텐트형 덮개 속에서 둥근 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 상공의 오존(O3) 농도를 고도별로 파악할 수 있는 장비다. 이 대학 오정진(화학과) 교수는 “하늘에서 날아오는 전파(마이크로파)를 반사판이 측정기로 보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가 직접 개발한 장비로 측정한 데이터는 국제적으로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이 측정소는 지난해 3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국제 대기감시 네트워크(NDACC)의 관측소 중 하나로 등재됐다.



4년 전에야 오존 파괴물질 금지
이미 배출된 성분 남아 효과 더뎌
"완전한 회복 2070년 돼야 가능"

 16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고도 20~40㎞에 있는 성층권에 형성된 오존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구 생명의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오존층에서 태양 자외선과 산소(O2)가 반응해 오존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다시 파괴되기도 한다. 오존층이 자외선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인류는 피부암으로 고통을 겪고, 양서류나 식물플랑크톤도 피해를 입게 된다.





 봄철 남극에서 오존구멍이 생기는 이유는 제트기류로 극지방에 강력한 소용돌이가 생기고 차가운 공기가 그 속에 갇히기 때문이다. 대륙인 남극은 바다인 북극보다 기온이 더 낮다. 성층권 기온이 영하 78도 아래로 떨어지면 오존 파괴를 막아주는 질산염·황산염이 구름처럼 엉겨 아래로 가라앉는다. 질산염이 사라지면 성층권의 오존 파괴물질(ODS)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방해를 받지 않고 오존을 파괴한다.



 프레온 가스와 같은 ODS를 규제하기 위해 마련된 몬트리올 의정서가 발효(1989년 1월)된 지도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남극 오존구멍은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하면서 아직은 정상 상태로 회복되지는 않고 있다. 오존구멍은 오존층의 두께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오존구멍의 면적은 2006년 2660만㎢까지 이르렀다. 북아메리카 면적(2471만㎢)보다 컸다. 2012년에는 1780만㎢까지 줄었으나 지난해에 다시 2100만㎢로 커졌다. 올해는 6일 현재 1800만㎢를 넘어 계속 커지고 있다.



 오존구멍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오존을 주로 파괴하는 대표적 ODS인 염화불화탄소(CFCs)의 생산·소비가 2010년에야 개발도상국에서도 전면 금지됐다. 겨우 4년 전이다. 줄고는 있다지만 그동안 배출된 ODS가 남아서 오존층을 파괴한다. 게다가 지난 3월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연구팀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네 종류의 ODS를 찾아냈다. 염화불화탄소의 대체물질로 개발된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도 오존층을 파괴하지만 2040년까지 생산·소비할 권리를 인정 받았다.



 성층권의 기상 현상도 예측을 어렵게 한다. 2012년 성층권의 저층에서는 오존파괴가 활발했지만 상층부에서는 바람을 통해 오존이 흘러들어 전체적으로는 오존구멍이 작아진 것으로 기록됐다. 반대로 2006년에는 오존이 흘러들지 못해 오존구멍 규모가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남극 상공의 오존구멍이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앞으로도 10년은 걸리고, 오존구멍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2070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지켜 줄 보호막을 생각 없이 파괴한 인류. 그 어리석음이 낳은 상처가 치유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교훈을 남극 오존구멍은 조용히 일러주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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