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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을수록 공만 찼지요

기성용은 축구장 밖에서 ‘트러블 메이커’였다. 하지만 축구장 안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논란을 잠재웠다. 에이스로 거듭난 기성용이 지난 3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불과 석 달 전,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5월 28일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는 그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뒷전이었다. 기성용은 축구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경기 외적인 일로 종종 구설에 올랐다. 왼손 경례 파문이 필요 이상으로 확산된 것도 ‘악동 이미지’ 영향이 컸다. 작년 여름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강희(55) 당시 대표팀 감독을 비방하는 글을 올려 축구계를 뒤집어놨다.



기성용, 비난의 중심서 전술 중심으로
왼손 경례, 정말 바보같은 실수
운동장서 잘하려 노력 더 쏟아

 지난 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은 월드컵 참패 후 대표팀의 첫 A매치였다. 기성용은 환상적인 경기력으로 자신을 향한 비난을 찬사로 바꿨다. 그 동안 기성용은 공식 기자회견이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 외에 취재진 앞에 서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을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 본지는 대표팀 소집 기간 기성용을 따로 만나 인터뷰했다.



 ◆정신줄 놓았던 경기=왼손 경례에 대해 그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 때 무릎이 정말 안 좋았다. 주사만 다섯 번 맞았다. ‘월드컵을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경기 직전에도 주사를 맞았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통증이 계속 있더라. ‘치료가 안 되는구나’라고 좌절했다. 무릎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왼손 경례는) 경기 끝나고 알았다. 한 마디로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니, 내가 봐도 바보같은 실수였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평소 안 하던 행동을 하게 된 것 같다.”



 기성용은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도 “나 때문에 대표팀 동료들이 비판 받고 팬들에게 실망을 드린 부분은 정말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욕을 먹을수록 축구만 생각했다. 축구에 노력을 쏟다보니 스스로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고 전화위복이 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화려한 3단 변신=기성용은 우루과이전 전반에는 중앙수비를 봤다. 기성용의 안정적인 수비 리드와 중장거리 패스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대표팀 신태용(44) 코치의 복안이었다. 후반 들어 그는 원래 자리인 미드필더로 돌아왔다. 0-1로 뒤지던 경기 막판에는 최전방에서 공격 본능을 뽐냈다.



 한국은 이날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 기성용이 관여했다. 후반 20분, 기성용이 빨랫줄같은 45m 장거리 패스로 손흥민(22·레버쿠젠)에게 일대일 찬스를 열어주자 관중석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후반 41분, 기성용의 헤딩슛은 골대를 맞았다.



 경기 후 기성용은 “헤딩을 이렇게 많이 한 적은 처음이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그는 큰 키(1m89cm)에 비해 헤딩이 약하다.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57) 광주시축구협회장은 “성용이가 어릴 때 헤딩을 하다가 다친 후로 잘 안 한다”고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 롱 패스가 자주 나오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헤딩을 잘 해야 경쟁력이 있다. 기성용은 강한 담금질로 약점을 극복했다. 그는 “더 이상 공중볼 취약하다는 이야기는…(안 나오겠죠)”라며 웃음지었다. 기성용은 “평가전에서 이겼다고 좋아할 필요도, 졌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며 “내년 1월 아시안컵이나 다음 월드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두 첼시 사냥=기성용은 선덜랜드 등 몇몇 클럽의 구애를 뿌리치고 9월 초 스완지시티와 4년 재계약했다. 팀 내 최고연봉(30억 원 이상·추정)을 보장받았다. 그는 “스완지시티가 유명한 팀도 빅 클럽도 아니지만 다들 비슷한 철학을 가졌다. 선수들 모두가 한 마디로 공을 찰 줄 안다. 여기서 경기하면 재미있고 편하다”며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기성용의 올 시즌 목표는 10위권 진입이다. 출발은 순조롭다. 스완지시티는 개막 후 3연승으로 현재 2위다. 13일(한국시간) 선두 첼시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영국으로 돌아간 기성용은 “첼시는 우리보다 뛰어나지만 강팀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은 늘 있다”며 “한국에 다녀와 피곤하지만 잘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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