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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조직문화 바꾸기 책으로 말한 정지선

“회의시간때 침묵하는 것은 직무 태만이다. 매출 목표보다 고객의 이익이 우선이다.”



그룹 지침서 '패셔니스타' 출간
서문 직접 쓰고 전 임직원에 배포
열정·자율창의·상생추구 등 강조

 정지선(43·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말이나 훈시가 아닌 책을 택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10일 “유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기업문화 지침서인 ‘패셔니스타(Passionista)’를 펴냈다”고 밝혔다. 패셔니스타는 이 회사의 핵심가치인 ‘열정(Passion)’을 바탕으로 목표를 이뤄가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 회장은 이 지침서의 서문을 직접 썼다. 그는 먼저 “유수의 기업들이 성장을 멈추거나 도태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며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는 게 뭘까”라고 자문했다. 이어 “변화무쌍한 환경을 잘 예측해 대응전략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환경변화에 효율적이고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인드를 갖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이 지침서를 발간한 건 많은 기업처럼 임직원에게 변화하라고만 요구하지 말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침서의 내용은 구체적이다.



 이를테면 자율창의를 강조하는 부분에 ‘회의실에서 침묵은 직무태만’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어느 조직이든 회의에서 말수는 직급과 비례하기 마련이어서 직급이 높은 사람만 활발히 말하고 나머지는 입을 다무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지침서는 이렇게 하는 건 회의가 아니라 조회나 훈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직급이 높을수록 말하기보다 듣는 일에 주력하고 참석자들은 토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필수라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참석자들은 두루뭉실한 상식선의 이야기만 늘어놓거나 다른 사람 의견에 편승해 대충 시간만 때우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지침서는 이런 방식으로 열정·자율창의·지속성장·업무혁신·고객지향·상생추구 등 6개의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75개의 행동지침을 세분화해 담고 있다. 상생추구를 강조한 부분의 ‘빈 방에 혼자 남아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업무가 협력사와 얽혀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임직원들이 공정한 원칙과 윤리의식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협력사가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며 내밀어도 조금이라고 거리낌이 있다면 수많은 사람중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고 적고 있다. 또 상사로부터 특정 브랜드를 신경써달라는 얘기를 들어도 단호하고 정중히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히라고 주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에 발간한 패셔니스타를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리바트같은 모든 계열사 임직원 7000여 명에게 배포했다. 이중 한섬이나 리바트 등은 최근 2~3년 동안 정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한 회사들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관계자는 “이번 지침서 발간은 새롭게 인수한 다양한 회사와 구성원들의 문화를 하나로 묶어 그룹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는 정 회장의 뜻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30대 초반에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의 전면에 나섰지만 “40세가 되면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하겠다”며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실제로 2010년께부터 리바트와 한섬·C&S푸드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백화점·미디어 등에 머물던 사업영역을 의류·식품·가구·환경 등으로 확장해 왔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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