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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존경하지만, 명품 브랜드 되긴 힘들 것"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2014)에 참석한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공동회장이 태블릿PC로 드럼세탁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창립 115년을 맞은 밀레는 스마트홈인 ‘밀레앳홈’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사진 밀레]
대다수 유럽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승용차로 벤츠를 떠올리듯 고급 가전의 대명사로 주저 않고 밀레(Miele)를 말한다. 1889년 세워진 밀레는 115년 동안 세계 가전시장에서 ‘명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독일 가전기업이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도 ‘간판 브랜드’로 여겨진다.



독일 가전 '밀레' 창업주의 증손자 라인하르트 진칸 회장 단독 인터뷰

 올해도 20만 명이 넘는 기업 관계자와 관람객들이 밀레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IFA에 참가한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일 오후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일행이, 6일 오전엔 LG전자 조성진 생활가전부문 사장 일행이 밀레 전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세탁기와 건조기, 커피메이커에 특히 관심을 보이며 성능과 부품 등을 꼼꼼히 체크해 갔다고 한다. 가전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한 삼성·LG전자에도 밀레는 여전히 벤치마크 1순위다.



 IFA 2014의 밀레 전시장에서 라인하르트 진칸(55) 밀레 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진칸 회장은 칼 밀레와 공동 창업자로 같은 이름의 라인하르트 진칸의 증손자로 2013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야심 찬 ‘유럽 정복선언’에 대해 진칸 회장은 “삼성처럼 거대한 골리앗 기업이 밀레같이 작은 기업에 도전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밀레도 한국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삼성과 LG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불과 20년 전만 해도 모두가 소니·도시바·산요 등 일본 회사들을 얘기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한국 기업을 주목한다”면서 “황무지에서 전자산업을 일궈 낸 한국 기업들을 정말 정말 정말 존경한다(very very very respect)”고 말했다.



 그러나 진칸 회장은 “삼성의 도전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TV·모바일·전자부품 등 4~5가지 각기 다른 사업영역을 가전제품과 동시에 경영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전 부문에 있어선 창립 이후 단 한 차례의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다각화 없이 오직 하나의 브랜드로 가전에 전념해 온 밀레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문화권의 ‘1부 다처제’를 비유로 들었다. “4명의 여인과 결혼해서 설사 이들을 모두 좋아한다고 해도 한 명의 부인에게 사랑을 주는 것과 절대 같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격이 비싸고 디자인이 좋아도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볼 수 있거나,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보급형 제품을 함께 다루는 브랜드는 하나의 프리미엄 DNA를 가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밀레는 창업 이래 모든 제품을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가격대로 내놓기로 유명하다. 이번 IFA에서 선보인 드럼세탁기(W1)의 경우 2000유로(약 265만원)로 유럽에서 프리미엄 가전업체로 통하는 지멘스(1399유로)나 보쉬(940유로)의 동급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밀레가 주장하는 명품 가전의 2대 조건은 내구성과 브랜드 약속이다. 부품 테스트 시간을 일반 업체의 두 배 이상으로 길게 설정해 한 제품을 고장 없이 20년 이상 쓰도록 만드는 데 오랜 세월에 걸쳐 내구성이 입증됐다. 또한 ‘언제나 더 나은(Immer Besser)’이라는 창업목표를 지키고자 매년 2000억원 이상을 직원 복지와 품질, 서비스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밀레가 이번 IFA에서 화제를 낳은 게 있다. 바로 ‘밀레앳홈(Meile@Home)’이란 ‘스마트홈’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가전제품들을 서로서로 연결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기기로 작동시키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진칸 회장은 “우리의 핵심 영역은 아니지만 이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은 시간의 문제일 뿐 거스를 수 없는 시류”라며 “86세 아버지와 81세 어머니가 스마트폰으로 손녀들에게 e메일을 보내는 걸 보고 깨달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조만간 에어컨이나 난방기, 가전, 오디오, 알람, 셔터나 조명까지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보안 문제와 더불어 서로 다른 회사의 가전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 표준화 문제가 중요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미래 가전업계 트렌드로는 4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에너지 소비효율이 뛰어난 제품, 둘째는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홈 서비스, 셋째는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복합 제품, 마지막으로 맞벌이·1인가구·대가족 등 다양한 소비자에 따른 맞춤형 제품.



 진칸 회장은 조심스럽지만 “한국시장은 여러모로 일본보다 더 잘하고 더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하며 “진공청소기 등 기존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밀레코리아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하반기와 내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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