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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간부 자살률 증가…일반병사의 2배



#2013년 5월. 공군 A하사는 독신자숙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헌병대 수사결과 A하사는 중대장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업무 외에도 8개의 추가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업무 처리가 미숙하면 중대장에게서 “병사만도 못한 XX” 같은 욕설을 병사들 앞에서 듣곤 했다. 중대장은 장기복무심사를 앞둔 A하사에게 “너 같은 간부 필요 없다”고 말하거나 술값 계산을 떠넘겼다. 그러나 군 법원은 “개인적 성향 때문에 자살한 것"이라며 중대장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2007년 2월. 한 육군 보병부대 내에서 B 소위가 “감찰검열 후속조치가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모님께 설날 세배를 드리고 부대로 복귀한 직후였다. 엄씨는 소위로 임관한 지 8개월 만에 대위급이 맡아야 할 대대 정보과장을 맡았다. 자살하기 두 달 전부터 매일 야근에 시달리며 상급자로부터 잦은 질책을 들었다. 숨지기 3일 전 동기생에게 자살 계획을 털어놓고 당시 목 부위에 자살을 시도한 흔적도 있었지만 군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군 간부들의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2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계급별 자살현황’에 따르면 공무상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 간부가 전체 군 자살자 중 40%에 달했다. 지난해 군 자살자 76명 중 군 간부는 총 31명으로 부사관(하사ㆍ중사ㆍ상사ㆍ원사)이 24명, 위관급 장교(준위ㆍ소위ㆍ중위ㆍ대위)가 6명, 영관급 장교(소령 이상)는 1명이었다. 2004년 군 간부 자살이 총 16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대부분의 군 간부 자살자는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하사ㆍ소위 등 초급간부들이다. 지난해 자살한 하사와 소위는 각각 14명, 2명으로 전체 군 간부 자살자 중 절반이 넘었다. 특히 지난해 부사관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0.5명 수준으로 10만 명당 10.08명 수준인 병사 자살률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자살 증가는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경계태세가 강화되고 임 병장 총기난사ㆍ윤 일병 폭행사망 등이 연이어 터지며 군 초급간부들의 업무량이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육군 GOP에서 소대장 생활을 하다 2012년 전역한 김모(30)씨는 “초급간부는 병사와 지휘관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국방부가 이번에 발표한 '병영문화 개선책'도 결국 초급간부들의 일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예비역 대령)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병사 자살은 줄더라도 초급간부 자살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초급간부에 대한 폭행이나 가혹행위도 빈번하다. 지난달 23일 육군 17사단 포병연대에서 중사 진급을 앞둔 하사가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후임 하사 4명을 폭행했다. 지난해 육군 하사로 전역한 김모(25)씨는 “기수 집합ㆍ폭행이 군기 확립을 위한 얼차려로 포장된다. 피해를 본 후임 간부가 신고를 하면 유령 취급을 받고 왕따 낙인이 찍힌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군 간부 491명이 폭행ㆍ가혹행위 등으로 처벌받았지만 대부분 집행유예ㆍ선고유예 처분을 받는 등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군 간부 인성검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인성검사를 받은 전체 11만 4819명의 장교ㆍ부사관 가운데 8785명(7.7%)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한 장교와 부사관은 261명이고 올해 상반기엔 206명이 군을 떠났다. 홍일표 의원은 “일선에서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초급간부의 자살률이 병사보다 높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자살 위험도가 높은 '관심 간부'에 대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초급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 ‘행복캠프’를 연내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혁진 기자, 공현정 인턴기자(이화여대 4학년)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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