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00 vs 105 … 남아선호 사라졌다





아들 출생성비 1990년 116 찍은 뒤 역대 최저 … 여성보다 수명 짧아 3~7% 높은 게 정상
공부도 취업도 딸이 경쟁력 … 부모 노후, 경조사까지 챙겨

#딸만 셋인 서울 화곡동의 이복자(59·여)씨. 남아선호가 강했던 시절 연달아 딸만 낳는 바람에 시집 식구나 남편 앞에서 늘 가시방석이었다. 그러나 요즘 이씨는 주변의 부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세 딸 모두 속 한 번 썩이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더니 안정된 직장에 취직까지 했다. 아직 함께 사는 둘째·셋째는 물론 7년 전 출가한 첫째 딸과 사위까지 집안 경조사를 살뜰히 챙겨 아들이 아쉽지 않다. 이씨는 “최근 끔찍한 군대 내 구타사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딸만 낳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거푸 아들 둘을 낳아 주변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던 대구시 수성구의 박관수(49·여)씨. 그러나 요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변에 딸 가진 친구들이 기념일만 되면 딸한테서 받은 꽃이나 선물을 가져와 자랑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들이 둘이지만 부모의 결혼기념일은커녕 생일도 잊고 지나칠 때가 많다”고 푸념했다. 그는 “요즘 옷 잘 입는 60대 여성은 대개 딸 둔 엄마”라며 “딸을 못 낳은 게 두고두고 아쉽다”고 말했다.



 1990년대 정점을 찍었던 남아선호 풍조가 퇴조하고 있다. 통계청이 9일 확정한 ‘2013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아 100명당 남아 출생성비는 105.3명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81년 이후 최저치다. 출생성비는 90년 116.5로 최고치를 찍은 뒤 꾸준히 떨어져 2003년 110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다 2007년 106.2를 기록하며 처음 ‘정상 성비(103~107)’ 범위로 들어왔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긴 걸 감안하면 남아 숫자가 3~7% 많은 게 정상이란 얘기다. 통계청 윤연옥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둘째 아이의 출생성비가 104.5로 첫째 아이의 출생성비 105.4보다 0.9(명)나 낮았다”며 “남아선호 풍조가 퇴조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남아선호가 시든 건 현실적인 원인이 크다. 우선 학업성취도부터 여성 우위가 확대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대학진학률은 2009년 처음 여성이 82.4%로 81.6%의 남성을 앞질렀다. 지난해 진학률 차이는 7.1%포인트(여성 74.5%, 남성 67.4%)로 더욱 벌어졌다. 성적 격차는 취업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공무원 채용시험에선 이미 여풍이 강하다.



2010년 외무고시에서 여성이 60%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해 59.5%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법시험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40.2%, 5급 공채는 46%에 달한다. 대기업 인사담당 이모씨는 “성적순으로 뽑으면 여성이 과반수를 넘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여기다 최근 군대 내 구타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아들보단 딸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난주 박사는 “남아선호가 퇴조한 건 일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육아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딸을 선호하게 된 데다 여성의 발언권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역시·도별로 지난해 출생성비가 가장 높은 곳은 경북(108.2)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강원(106.8), 부산(106.7) 순이었다. 반대로 출생성비가 가장 낮은 곳은 세종시인데 출생성비가 96.3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더 많이 태어났다. 광역시·도별 조사에서 출생성비가 100 이하로 나타난 곳은 지난해 세종이 처음이다. 세종에 이어 울산(102.8), 전남(103.1), 제주(103.1) 순으로 출생성비가 낮았다.



글=강병철·김혜미·고석승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영상=JTBC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