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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셧다운제 규제완화 어떻게 볼 것인가?



논쟁의 초점 심야시간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을 규제하던 셧다운제도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부모선택제’로 변경된다. 3년간 지속돼온 게임 규제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이에 즉각 찬반 양론이 일어났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청소년 개인의 의지나 가족의 만류로만 끊을 수 없다는 입장과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셧다운제의 변경 문제에 대한 찬반 양쪽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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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긍정적 첫걸음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
문화콘텐츠박사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게임셧다운제의 개선안을 보면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의 모든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 제공을 금지하던 것을 부모의 요청이 있을 시 적용하지 않으며 부모가 다시 적용을 요청할 경우 재적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셧다운제의 해제를 요청할 부모들이 없을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고, 학부모 관련 단체들은 게임업계의 주장만 들어준 미봉책이라며 불만이다.



 2011년 개정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일률적으로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2012년 1월부터 개정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 의해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시간을 법정대리인의 허락하에 게임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선택적 셧다운제’가 실시돼 왔다. 그 이후 관련 학계 및 언론 등에서 게임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제기와 각각 다른 법률에 의한 중복 규제의 문제를 수차례 지적해 온 터라 개선안이 새삼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이해 당사자들은 게임셧다운제 도입 후 지난 3년간 학계 및 상담 현장의 목소리들이 자신들의 논리에 부합되지 않으면 결과의 타당성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몰아세우기에 급급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내 게임시장은 외산 게임에 약 40%까지 잠식됐고,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상은 중국 게임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오래됐으며, 문화산업 수출의 약 50% 이상을 담당하던 온라인게임은 모바일게임이라는 경쟁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욱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국내 인터넷게임에 대한 규제 속도는 빠르게 진행돼 모바일게임을 비롯한 타 플랫폼에 대한 게임셧다운제 적용을 내년 5월로 예고하고 있던 참에 나온 개선안은 그나마 게임업계에는 어둠 속의 한줄기 햇살과 같은 소식이었을 것은 자명하다. 비록 개선안이 게임업계가 바라던 게임정책(진흥 혹은 규제 관련)의 부처 일원화와 선택적 셧다운제로 규제 일원화가 당장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차후 양 부처와 민간전문가(게임업체, 청소년계)가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개선안에 희망을 품어 보았음직하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셧다운제의 완화 개선에 대한 발표 내용보다는 게임셧다운제의 도입 목적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 같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건강권과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웠고, 문체부의 선택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중독 예방을 위한 필요 조치였음을 말이다. 제도 도입 당시나 지금도 인터넷중독 및 게임중독 관련 상담소에는 게임 과다 이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학부모단체들이 개선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따라서 앞으로 신설될 상설협의체에서는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정책적 방안 마련에 정부와 게임업계, 청소년 관련 단체의 상생적 협력하에 효과적인 밑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미디어를 통한 게임서비스에 대한 규제 검토는 단순히 심리적·정신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특성을 감안한 기술적·문화적 접근을 통한 종합적인 연구 검토로 효과성이 담보된 정책이 이번에는 마련돼야 한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25.5%로 인터넷 중독률 11.7%에 비해 두 배 높고,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은 모바일메신저(37.8%), 게임(17.4%) 순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스마트폰 게임중독 관련 규제 및 예방·치료 정책의 설계 방향이 인터넷 게임중독 관련 정책과 차별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게임업계도 게임중독 해결을 정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게임업계가 솔선수범해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 문화콘텐츠박사





게임에서 자녀를 지킬 수 있을까



이형초
미디어중독연구소 소장
2013년 독일의 뇌 과학자인 만프레트 슈피처 교수는 『디지털 치매』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 정신활동이 감소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퇴되는 등 뇌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것은 단기간의 피곤함 유발뿐 아니라 신체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다고 설명한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잦은 감염 질병을 유발하고 발암의 위험을 높이며 심장질환과 비만·당뇨병 등의 위험이 크다고 제시한다. 2013년 5월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DSM-5를 발표하면서 ‘인터넷 게임 사용 장애’를 포함시켰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실시한 인터넷 중독 실태에서 청소년(만 10~19세)의 인터넷 중독률은 11.7%(72만2000명)로 전년(10.7%) 대비 1.0%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1년 70만 명으로 추산됐으나 2013년에는 8배 증가해 500만 명이 사용하고 스마트폰 중독률은 2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청소년의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의 현주소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에 국가가 나서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가 일명 셧다운제다.



 그러나 게임회사를 중심으로 이 제도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 직업선택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2014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청소년의 적절한 수면시간 확보, 인터넷 게임 중독 현상을 방지해 성장과 발달에 기여하고 사회문제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셧다운제의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기에는 미성숙하므로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는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고 인터넷 게임중독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정보통신망이 연결돼 있는 한 자발적으로 중단하기 어렵다는 점, 청소년 본인 요청으로 게임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인 ‘선택적 셧다운제’의 이용률은 매우 미미하다는 점을 합헌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부모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선택적 셧다운제를 채택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위헌이라고 정부부처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가정에서 인터넷 게임전문가인 자녀를 게임의 초보자인 부모가 적절하게 제한할 수 있도록 게임 환경이 변화되었는가. 중독 현상을 보이는 자녀가 있는 가정은 부모가 부재해 일어난 결과인가. 인터넷 게임 중독이 가정에서 감당할 문제였다면 국가에서 인터넷 중독 문제에 8개 부처가 합의안을 발표하고 예산이 증액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회사의 사정은 어떠한가. 게임회사의 2014년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이는데 이러한 이유가 산업 규제 때문이라고 한다. 게임 산업의 성장에 셧다운제가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면,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밤에 열심히 게임을 할 수 있어야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선다는 설명이 된다. 더 이상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가 담보되는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선택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미디어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자율적인 통제 능력이 중요하며 잠시라도 방심하면 미디어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16세가 아니라 19세가 되기까지는 적절한 제한과 규칙적인 사용 습관의 학습을 통해 미디어의 진정한 주체적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건강한 미디어 환경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게임 시간 선택제는 부모에게 양육권을 제공해 게임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 산업 증진이라는 신기루에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망치는 정책이다. 따라서 게임시간 선택제를 철회하고 스마트폰과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더욱 고심해야 할 것이다.



이형초 미디어중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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