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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담뱃값 2000원 올려 금연과 흡연 예방에 써라

11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담뱃값 인상 폭을 결정하고 12일 담배소송 첫 재판이 열린다. 둘 다 국민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정부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담뱃값은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2일 한 갑(20개비) 가격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겠다고 이미 발표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그 선이 적정하다고 본다. 담배 소송도 개별 흡연자가 아니라 건강보험공단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첫 사례여서 과거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의 금연 정책은 국제 흐름에 한참 동떨어져 있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서명했지만 2004년 500원 인상 이후 10년간 동결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000원)에 한참 못 미친다. 노르웨이·호주 같은 나라는 1만6000원이 넘고, 흡연율은 각각 28%, 21%에 불과하다. 한국은 기껏해야 금연구역 확대와 같은 소극적 대책밖에 시행하지 않아 성인 남성 흡연율(44%)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다. 흡연은 각종 질병을 야기해 한 해 5만800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약 6조~7조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



 WHO와 국내외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만한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 없으며, 올리려면 한 번에 큰 폭으로 올릴 것을 주문한다. 2004년 500원 인상 때 흡연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런 면에서 목표치 4500원은 적정하다고 본다. 복지부 조사 결과 2000원 올리면 흡연자의 32.3%가 담배를 끊어 흡연율이 10%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 1000원 인상론이 나오는데, 이 경우 효과가 반감되고 담배회사만 좋은 일 시켜 주는 꼴이 될 수도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가격을 올리되 분명히 해야 할 게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생기는 2조~3조원의 추가 세수 중 복지부 몫(건강증진부담금)은 반드시 금연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금연클리닉 확대 등 흡연자 건강관리나 흡연 예방에만 써야 한다. 지금처럼 연구·개발비 지원과 같은 데에 써서는 곤란하다. 부족한 복지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의도로 값을 올린다면 결코 국민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담뱃갑에 폐암 걸린 폐나 망가진 잇몸 사진을 넣는 것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 13년 사이에 세계 70개국이 도입했다. 가격 인상 다음으로 효과가 있다는 게 입증됐다. 또 스토리 전개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영화 속의 흡연장면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흡연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서민 부담 증가를 내세워 반대하는 일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아 폐암 등에 더 많이 노출되고, 결국에는 치료비 때문에 더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건보공단도 담배소송에 대한 여론 지지에 만족하지 말고, 담배회사의 위법성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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