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먹는 감기약에는 아편 성분이 들어간 것이 있습니다. 효과가 좋다고 해서 의사들이 많이 처방합니다. 그 덕인지 우리나라에선 가장 많이 팔리는 전문의약품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성분은 분명히 마약으로 분류돼서 통제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에선 오히려 이런 원료 마약의 수입을 더 풀려고 한다는 소식입니다.
안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딸기향에 달콤한 맛까지 나는 어린이용 감기약입니다.
그런데 '디히드로코데인'이라는 아편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중독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엄연히 마약으로 분류돼 생산 단계에서부터 UN의 통제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 약의 국내 소비량은 최근 20년 사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에는 가장 많은 양이 팔린 전문의약품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음성변조) : 기침이 너무 심해서 잠도 잘 못 잘 때 주기도 하는데… 진통·기침 억제 효과가 좋거든요. 환자 만족도가 금세 올라가니까 많이 쓰죠.]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디히드로코데인과 같은 원료 마약의 수입 제한을 풀 방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명숙/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아편 성분 의약품은) 수입과 제조·유통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해요. 그러나 정부가 관련 규제의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서 국민의 건강 특히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심각하게 걱정됩니다.]
실제 국내 제약업계가 UN 마약통제위원회에 신고한 올해 '디히드로코데인' 필요량은 2900여 kg, 내년엔 4000kg이 넘습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의 신규 허가 요청을 규제하기 어려워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과다 처방을 더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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