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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저작권협, 사용료 대충 징수·정산 … 공연단체도 창작자도 불만

“저작권 사용료는 당연히 줘야 하지만 차라리 아티스트에게 직접 주는 게 낫겠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징수 규정은 공정하지 않아요.”

공연계도 저작권 놓고 잡음

올해 8회째를 맞는 ‘월드 DJ 페스티벌(월디페)’ 기획자 류재현(49) 감독은 “음저협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용료를 받아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류 감독은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공연에서 DJ DOC 멤버 이하늘이 ‘나 이런 사람이야’ 등 몇 곡을 불렀는데, 음저협 측이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며 형사고소했기 때문이다. 음저협은 월디페 측에 저작권료 4000만원을 내라며 민사소송도 냈다.

류 감독은 “140팀 가운데 한 팀이 음저협이 저작권 신탁관리를 하는 곡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전체 공연수입의 3% 가까운 사용료를 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용된 곡 파악도 인터넷 후기를 근거로 주장하는 등 엉성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주장했다.

음저협 징수규정에 따르면 음악공연에서의 저작권 사용료는 전체 공연 매출액의 3% 가운데 공연에 사용된 음저협 등록곡 비율 만큼을 내도록 돼 있다. 음저협 홍보팀 박상훈 대리는 “월디페의 경우 사용료 징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주최측 자료의 신빙성이 떨어져 요율산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3% 전체에 가까운 사용료 징수소송을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각종 페스티벌과 공연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음원 수익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창작자와 유통사 간의 문제라면, 공연 관련 갈등은 창작자의 저작권 신탁기관인 음저협과 공연 기획자들 사이에 벌어진다.

공연 기획자들은 음저협이 주먹구구식 징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대로 된 요율 산정도 없이 미리 ‘딜(deal)’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연에 앞서 일정금액을 미리 정해놓는다는 것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길거리 공연인 ‘버스킹’까지 일일이 무슨 곡을 부르는지 확인할 수 없어 미리 몇 곡 정도를 부를 것 같다고 얘기한 뒤 금액을 정한다”며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상을 참작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료 징수대상 기준도 논란이 많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계명국 사무국장은 “재즈는 ‘스탠더드’라고 부르는 원곡을 재해석하거나 편곡해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를 들어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 같은 곡은 공연자가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더라도 원곡을 신고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신고하는 곡이 워낙 많아 협회에 등록된 곡이 맞은 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계 사무국장은 “협회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안 돼 문의를 하면 협회는 ‘내부 리스트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지 확인도 안 된다”고 했다.

실제 저작권 사용료가 제대로 걷히고 있는지 알기 위해 각 공연별 사용료 징수내역을 음저협에 문의했지만 협회 측은 ‘내부자료’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협회는 징수한 사용료 가운데 19%를 수수료로 떼고 저작권자들에게 지급한다.

음악계에선 “창작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음저협이 대형 유통사들에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군소 공연기획자들을 상대로 과도한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을 한다. 한 중견 뮤지션은 “음저협이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제대로 정산이 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작은 공연기획자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음저협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나오는데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저작권법에 따라 신탁단체의 징수규정 제·개정 문제는 문화부장관이 승인만 할 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화부 김지희 사무관은 “저작권 문제는 양자 간의 사적 영역”이라며 “정부가 개입하기보단 자율에 맡기는 맡기는 게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원 판매에선 대형 유통사가, 공연에선 음저협이 과도한 수익을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이 합리적인지 문화부가 따져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 동안 단일기관이 저작권신탁업무를 하면서 잡음이 적지 않아 저작권신탁기관도 복수 경쟁체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제2 신탁기관’을 표방한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1970년대 유명 포크듀오 ‘사월과 오월’ 멤버였던 백순진(65) 이사장이 만든 단체다.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 김종진 전무이사는 “그간 음저협의 공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투명하고 합리적인 사용료 징수와 저작권자, 사용자 모두의 이익을 위해 경쟁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재연 기자 qu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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