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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석등에 '보름달' 얹는 까닭

현재 청와대에 있는 일본식 석등의 모습(사진 위). 이 석등은 앞으로 보름달 모양의 등을 얹어 연꽃 모양의 전통 석등(아래) 같은 모양새로 바뀐다.
일본식 석등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청와대 안 석등이 전통적인 보름달 모양의 석등으로 바뀐다. 철거 여부를 놓고 소송까지 벌인 청와대와 시민단체가 최근 전면 교체 대신 비용을 덜 들이면서도 전통을 살리는 방식으로 석등의 모양을 변형하기로 절충점을 찾아서다.



혜문스님 "야스쿠니 양식" 철거 소송
청와대, 경호·예산 문제 고민하다
철거 대신 둥근 돌 올려 절충점 찾아

 돌기둥 위에 지붕 모양의 등을 얹은 청와대 석등은 2012년 2월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가 야스쿠니 등 일본 신사의 양식과 비슷하다고 지적해 논란이 시작됐다. 청와대에 일본식 석등이 설치된 건 이곳이 일제시대 조선 총독의 관저였기 때문이다. 그 건물을 해방 후 미 군정장관이 이어받고, 정부 수립 뒤에는 경무대·청와대로 이어지면서 일본식 조경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급기야 혜문 스님은 청와대에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해 10월 23일과 지난달 20일 연거푸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초 “끝까지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했던 혜문 스님은 그러나 대법원에 항고하지는 않기로 했다. 혜문 스님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측과 만나 기존 석등에 만월(보름달) 형태의 등을 얹어 전통적인 모양으로 바꾸는 방식을 논의했다”며 “청와대에서 자발적으로 조치하겠다는데 굳이 재판을 할 필요가 없지 않나. 더 이상 소송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왜색(倭色) 논란에 휩싸인 석등을 끝까지 고수하려 했던 건 아니다. 석등 교체는 단순히 등을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경호에 필요한 각종 전자장치까지 연쇄적으로 손봐야 하는 ‘대공사’다. 대통령이 드나드는 청와대 정문의 4개를 포함해 모두 14개의 석등을 교체하려면 예산 부담도 만만찮다. 하지만 일본 신사 양식의 석등은 죽은 영혼이 드나드는 곳에 세우는 것이어서 그 의미를 아는 일부 청와대 직원들은 석등을 께름칙하게 여겼다고 한다.



 고민하던 중 청불회(청와대 불자회)가 묘안을 냈다. 석등을 교체하는 대신 작은 구멍이 여러 군데 뚫린 돌로 만든 둥근 등을 꼭대기에 올리고 기존 등 부분은 가리는 방식의 중재안이었다. 지난 6월 혜민 스님도 동의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1000만원 안팎으로도 가능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현재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가 올라갔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 재가만 남았다고 한다.



 혜문 스님은 “창덕궁·환구단 등 다른 곳의 석등들은 이미 교체됐기 때문에 청와대 석등만 정리하면 일본식 석등 문제는 다 정리된다”며 “청와대가 일본 잔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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