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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고보다 더 실망스러운 군의 대응

군이 연이은 사고와 함께 잦은 말 바꾸기와 미숙한 대응으로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윤 일병 구타 사망과 신현돈 전 육군 1군사령관의 만취 추태 등에서 군은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처음에는 은폐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질타와 지적을 받고 난 뒤에야 슬쩍 말을 바꾸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말 바꾸기의 빈도 또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방부는 신 전 사령관 사건을 군 수뇌부가 파악한 시점을 놓고 하루 만에 말을 뒤집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했다. 2일에는 “사건 발생 뒤 공식 보고받은 것은 없고 최근에야 인사계통을 통해 사건을 알게 됐다”고 했지만 3일에는 “사건을 알게 된 수도방위사령부가 바로 (6월 19일) 육군본부에 보고했으며 당시 권오성 육군총장이 신 전 사령관에게 지휘소(공관)로 즉각 복귀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물러섰다.



 윤 일병 사망사건도 관할권이 이전되면서 사망 원인이 뒤바뀌었다. 초기수사가 부실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처음 사건을 맡았던 28사단 군 검찰단은 윤 일병이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즉 음식물로 기도가 폐쇄되면서 호흡곤란으로 숨졌다는 결론을 내리고 가해자들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사건을 새롭게 맡은 3군사령부 군 검찰단은 2일 윤 일병의 사인을 폭행으로 인한 쇼크 때문이라고 수정하면서 가해자 4명에 대해 살인 및 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군의 말 바꾸기와 허술한 일 처리가 의혹만 키운 셈이 됐다.



 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에서 발생한 대원 2명의 사망사고도 인재(人災)나 다름없다. 특전사는 미군 등이 실시하는 새로운 포로체험 훈련을 도입했다가 비극적인 사고를 냈다. 처음 실시하는 극한 훈련인 만큼 안전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점검이 필수적인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사고와 실수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다. 무엇보다 사고가 발생하면 덮기에만 급급해선 안 된다. 즉각 진상을 알리는 시스템부터 확립해야 한다. 과거 군은 보안에 치우쳤지만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축소·은폐까지 이해해 주길 기대해선 안 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변했고 인권의식이 높아졌다.



군은 투명한 진상 공개를 통해 변화된 안보·사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최근 일련의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한 단계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대한민국 군대답게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과거의 적폐(積弊)를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부디 흐트러진 군 기강을 다잡고 강한 전투력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잠들 수 있도록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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