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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학과를 패션산업과로 … 명품학과 10개 키우겠다"

최경희 총장(가운데)이 2일 교정에서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 대학 첫 이공계 출신이자 1979년 정의숙 총장 이후 가장 젊은 총장이다. [최승식 기자]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1층. 지난달 1일 취임한 최경희(52) 총장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8명 가량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소파가 있던 자리예요. 보직 교수들과 회의하려면 별도 장소로 이동하느라 효율이 떨어지길래 소파를 줄이고 테이블을 놨습니다.” 주요 처장단 주례회의 등이 요즘 이곳에서 열린다.

 최 총장은 1979년 당시 49세였던 정의숙 총장 이래로 가장 젊다. 81학번으로 입학해 이 대학 과학교육과를 나와 미국 템플대에서 물리학 석사와 과학교육 박사학위를 받았다. 취임 후 첫 언론사 인터뷰인데도 그는 “(미용실에서) 따로 머리를 하지 않고 그냥 빗고 나왔다”고 운을 뗐다. 60~70년대 학번 교수가 즐비하고 선·후배 관계가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이화여대의 젊은 총장이 선보이는 파격으로 읽혔다.

 올해로 개교 128주년을 맞은 이대에서 최 총장은 최초의 이공계 출신 총장이기도 하다. 이대는 인문·사회계열이 30%, 예체능계가 21.5%를 차지한다. 이공계는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대가 젊은 과학 전공 수장을 택한 이유를 묻자 최 총장은 “대학 구성원들도 혁신과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화후원연대 결성 … 제2 창학 기금 조성

 그는 “임기 4년에 인생을 걸었다”고 했다. 취임 직후부터 ‘혁신 이화’를 내건 그는 “명품학과 10개를 만들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건은 산업과 연계되는 학과여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단과대를 신산업 및 융합지식 중심의 학부로 개편할 예정이다. 최 총장은 “2015학년도에 뇌·인지과학 전공과 화학신소재공학 전공, 글로벌한국학 전공 등이 신설되는 데 이어 신산업융합대학을 만들어 식품영양학과를 외식산업과 접목시키고 의류학과도 패션산업과로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돈이 곧 대학 발전을 결정짓는 요즘 환경에서 최 총장은 “제2의 창학에 버금갈 정도의 기부금을 모으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안에 ‘대(大)이화후원연대’를 결성해 20만 동문과 그들의 남편인 이화의 사위들, 그리고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다.

 - 인문계 위주의 이대에 젊은 이공계 출신 총장이 필요해진 건가.

 “우리 대학은 의대와 법대, 약대, 공대까지 갖고 있어 여대로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여대도 대부분 인문계 위주다. 지금까지도 도전의 역사를 밟아왔지만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비전으로 다시 도전해야 할 시기다. 총장이 되고 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구성원들도 혁신을 바라는 것 같아 힘을 얻는다.”

식품영양학과 외식산업 연계해 재설계

 - 남녀공학에 비해 이대가 치열한 대학간 경쟁 무대에서 비켜나 안주해왔던 건 아닌가.

 “내실을 다져 왔지만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재빨리 대응하고 준비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취업률이나 교수 연구논문 수 같은 외부 평가의 잣대도 더 적극적으로 인식했어야 했다. 선배들이 입학할 때는 극소수 상위권 대학이 아니면 이대를 택했지만 지금은 여학생들의 남녀공학 선호 현상도 뚜렷하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고 혁신을 할 것이다.”

 -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을 복안은.

 “현재 11개 단과대에 68개 학과가 있는데 적어도 단과대별로 한 개의 대표 브랜드격 명품학과를 만들겠다. 10개가량의 명품학과는 미래 사회에 필요하고 수요가 있는 분야여야 한다. 신산업융합대학을 만들어 식품영양학과를 옮겨오면서 외식기업체로 진출할 인력을 양성하겠다. 의류학과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은 예술대에 있지만 신산업융합대학으로 소속을 바꿔 의류 산업을 주도할 패션 인력을 기르겠다.”

 - 대학 구조조정에 교수들의 협조가 긴요하다. 총장보다 선배인 교수들이 즐비한데 가능하겠나.

 “조교수와 부교수 땐 열심히 하는데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만 되면 연구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를 혁신할 정책을 연구하면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있다. 2010년 연구처장을 맡아 860억원 수준이던 우리 대학 연구비를 1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처장 회의에서 공언했다. 그리고선 2011년 연구비 1260억원을 달성했다. 내가 한 거라곤 교수들에게 정보를 주고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이다. 교수들과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설득하겠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도 합의되지 않으면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

국내외 기업 다섯 곳과 산학 클러스터

 - 취업률이나 연구실적 모두 이공계가 강한 대학이 우위를 보이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건가.

 “박사학위가 없더라도 산업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산학협력 교수를 적극 채용할 생각이다. 세계적 화학기업인 솔베이 외에 다국적 기업 한두 곳과 국내기업 두 곳 정도와 공동연구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력 연구클러스터를 5개 정도 조성할 생각이다.”

글=김성탁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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