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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반대한 저탄소차협력금, 박근혜정부선 안 한다

박근혜 정부가 전임 이명박(MB)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저탄소차 협력금제)의 궤도 수정에 나섰다. 정부가 정해 준 온실가스 감축량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이 목표를 채운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도록 강제하는 ‘배출권 거래제’는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하되 기업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저연비 차량 구입자에게는 부담금을 물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고연비 차량 구입자에게는 보조금을 주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시행시기를 아예 2020년 말로 늦추기로 했다. 현 정부에선 시행을 포기한 셈이다. 두 제도를 동시에 시행하면 기업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산업계 입장을 반영했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3개 부처(기획재정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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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출권 거래제는 관련법(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법)에 시행시기가 2015년 1월 1일로 못 박혀 있어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대신 기업 부담 완화 차원에서 2017년까지 3년간 해마다 설정돼 있는 감축목표량을 원래보다 10% 줄인다. 예컨대 내년 감축목표량이 100t이었던 기업은 90t으로 부담이 준다는 얘기다. 특히 발전 분야는 감축목표량이 다른 업종보다 많은 점을 감안해 10% 이상 줄여 주기로 했다. 배출권 가격의 상한선이라 할 수 있는 기준가격은 t당 1만원으로 정했다. 배출권 가격 급등 시 기업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1만원은 현재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유럽연합(EU)의 평균 가격을 참고해 정한 값이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내야 하는 과징금(t당 10만원)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있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5~2017년 주요 17개 업종에서 28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업종에서 감축목표 미달성분이 2억8500만t 나온다고 봐서다. 하지만 정부가 가격 상한을 1만원으로 정하면 기업 부담은 2조8500억원으로 원안보다 10분의 1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가격이 1만원을 넘으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동해 정부가 비축한 배출권을 풀어 가격을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배출권 거래제 부담이 줄었음에도 재계는 여전히 불만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현장에서는 저탄소·고효율 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쟁 상대국보다 먼저 제도를 시행하는 만큼 산업계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적절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자동차업계의 반대로 연기됐다. 제도 시행 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56만t으로 당초 목표치의 35%에 그치는 반면 국산차 생산액은 6000억~1조9000억원 줄어들 거라는 용역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전경련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 소비자 피해 양산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저탄소 협력금제 유예결정을 환영한다”며 “경제계도 세계적 수준의 연비 확보와 친환경차 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탄소차 협력금제 연기에도 불구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재정 지원은 더 늘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당 100g 이하인 중·소형 하이브리드차 구입자는 정부로부터 보조금 100만원을 받는다. 내년 종료 예정이었던 하이브리드차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270만원) 혜택도 연장된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말 끝나는 전기차 세제 감면(최대 400만원) 혜택도 유지하기로 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김현예·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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