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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원했던 박영선, 돌고 돌아 팽목항

“1반 조은화, 2반 허다윤·황지현·박영인, 고창석 선생님….”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이 10명의 세월호 실종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 돌아올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허다윤양의 엄마가 박 위원장을 끌어안고 한참 울었다. 박 위원장도 눈시울을 붉혔다.

 박 위원장이 2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과 본회의에 참석한 바로 다음날 시작한 장외 행보다. 팽목항 방문은 세 번째다.

 돌고 돌아 다시 팽목항이었다.

 한 달 전인 8월 4일 의원총회에서 국민공감혁신위원장으로 추인된 박 위원장은 “투쟁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됐던 박 위원장이지만 ‘부드러운 직선’을 표방하며 협상의 정치를 강조했다. 취임 하루 뒤 기자간담회에선 “낡은 과거와 관행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결별하느냐에 새정치연합의 미래가 달렸다.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근간을 둔 ‘생활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8월 7일, 19일 두 번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타결시키면서 실제로 타협론자의 면모를 보이려 했다.

 그러나 정국과 당내 상황이 변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합의안에 대한 당내·외 비난이 잇따랐다. 그래도 한때는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을 밀어보려 했다. 8·7 합의안을 들고 국회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갔을 땐 항의하는 유가족들에게 “내 의견을 지지하는 유가족들도 있다”며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8·19 재합의안이 또다시 벽에 부딪치자 지난달 21일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피해자 가족 총회에 나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나한테 ‘너무하지 않느냐’고 한다”고 말했다. “추가 재협상은 없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유가족들에게 원성을 들었고, 강경파의 반발을 샀다.

 결국 강경론이 지배하다시피 한 8월 25일 의원총회를 분수령으로 리더십에 한계를 보였다. 다시 원래의 강경 노선으로 돌아갔다. 의총에서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두 차례 합의안을 모두 거부하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였다.

 ‘대여투쟁’을 선포한 박 위원장은 의총 하루 뒤인 지난달 26일 소속 의원 80여 명과 함께 청와대 분수대 앞을 찾아가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응답할 때까지 유가족 곁에서 싸울 것”이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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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강경투쟁이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여기서 또 흔들렸다. 당내 중도·온건파 의원들이 ‘장외투쟁 반대’ 성명을 내고 “국회 안에서 싸우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자 정기국회 개회식과 본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진도를 방문한 박 위원장은 “세월호특별법 처리는 추석 전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중재 의사를 밝혔으니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추석 전까지 사태 해결이 안 될 경우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문제를 숙고할지 모른다”는 말도 나왔다.

이지상 기자, 진도=정종문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중앙포토·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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