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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행복한 - 나라 꿈을 찾아서 <상> 늦깎이 공부 막는 4중고

공부 삼매경에 빠진 6074들은 뜻하지 않은 장벽에 애를 먹는다. 6074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 ▶컴퓨터 활용 어려움 ▶기억력 감퇴 ▶비싼 등록금 등 사중고(四重苦)를 호소한다. 대학은 젊은 사람이 들어가는 곳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6074가 대학에 들어가려고 얘기하면 가족과 주변에서 만류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가톨릭대 심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신현욱(61)씨. 그는 30년간 유아복 관련 사업을 하면서 공부와는 연이 없었다. 그러다 뒤늦게 사이버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90세, 100세까지 사는 시대에 60세 이후 30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너무 큰 낭비라고 생각해서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대학에 가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싸늘했다. 신씨는 “‘그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서 뭘 하느냐’ ‘써먹을 곳이 없을 거다’ ‘그 힘든 걸 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기운이 빠졌다”고 말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윤경 연구위원은 “교육의 목적이 뭘 배워서 직업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6074들 스스로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느냐’고 말하거나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하기 일쑤”라며 “하지만 배우는 자체가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들어가더라도 컴퓨터가 괴롭힌다. 요즘 대학 수업은 수강신청에서부터 과제 작성, 프레젠테이션까지 웬만한 것은 컴퓨터로 이뤄진다. 6074의 상당수는 컴퓨터가 생소하다. 제주대 의류학과를 졸업한 고수선(60·여)씨는 “디자인은 컴퓨터 사용이 대부분인데 그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화도 늦깎이 대학생들을 힘들게 한다. 현저하게 떨어진 암기력과 기억력이 좌절하게 한다. 이러다 보니 젊은 학생보다 평소 몇 배의 노력을 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다. 강의를 함께 들어도 교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강의를 녹음해가며 두세 번씩 반복해 들어야 머리에 겨우 내용이 들어오고(대구가톨릭대 박사과정 신씨), 시험 기간엔 밤을 새우며 도서관에 틀어박혀야(제주대 졸업생 고씨) 한다.

 등록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적게는 100만원대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전공별로 금액이 다르다. 어쨌든 목돈이 들어가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선대 회화과 윤기숙(70·여)씨만 해도 한 학기 등록금으로 400만원을 낸다. 윤씨는 “하고 싶은 미술을 배우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면서도 “등록금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인을 위한 대학 등록금 지원제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윤씨의 지도교수인 조선대 미대 조양희(43·한국화) 교수는 “6074 신입생은 정원 외로 뽑을 수 있게 해 주면 대학이 등록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며 “그리 되면 6074의 배움의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현영·장주영·김혜미 기자, 김호정(중앙대 광고홍보학과)·이하은(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인턴기자
사진=신인섭·송봉근·김성룡 기자 welfa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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