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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 US오픈 테니스 '투혼' … 미국인들 사인 받으러 줄섰다

US오픈 주니어 경기에서 정윤성(오른쪽)에게 미국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대한테니스협회]

성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테니스 유망주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코트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윔블던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남자 주니어 랭킹 10위에 올라있는 이덕희(16·마포고)는 이날 주니어 단식 1회전에서 사미르 쿠마르(17·미국·83위)와 대결하다 갑자기 멈춰섰다. 1세트를 3-6으로 내준 뒤 맞은 2세트. 이덕희는 서브를 준비하다 허리를 숙이고 먹은 음식을 토해냈다. 심한 체력전 끝에 구토를 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의료진 세 명이 동시에 코트로 뛰어나갔다. 청각장애 3급인 이덕희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의료진은 그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챙겼다. 3분이면 끝나는 메디컬 타임이 10분간 이어졌다. 경기를 포기할 만도 하건만 이덕희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다시 라켓을 잡았다. 이후 2세트를 6-3으로 이겼다. 여전히 배를 만지며 힘들어했지만 3세트도 6-2로 이겨 2회전에 진출했다. 이덕희는 “아직도 속이 좋지 않다. 너무 힘들었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윤성(16·양명고·25위)의 투혼은 미국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정윤성은 주니어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마이클 모(16·미국·14위)를 상대로 2시간30분간의 혈투 끝에 2-1(4-6, 6-3, 7-6<5>)로 이겼다. 승부처는 듀스가 거듭 나온 3세트였다. 50명 겨우 넘던 관중이 어느새 수백명으로 불어나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미국인들은 모가 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정윤성이 기어이 6-6 동점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만들자 미국인들은 “고(Go)! 정” “컴온(Come on)! 정”을 외치며 정윤성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정윤성은 쥐가 나 다리가 무거웠지만 타이브레이크 끝에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물리쳤다. 체력이 바닥난 정윤성은 경기 후 그대로 코트에 쓰러졌다. 그의 투혼에 미국인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기까지 했다. 정윤성은 “다리에 이렇게 심한 쥐가 난 적은 처음이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했다.

 한국 테니스계엔 주니어 유망주들을 이끌어 줄 성인 선수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형택(38)이 2008년 US오픈 본선에 출전한 이후 메이저 대회에 나간 시니어 선수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유망주들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메이저 대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뉴욕=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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