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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물결 위를 걸어본 적 있나요

빛은 직진한다는 통념을 뒤집은 설치작품 ‘아케이드(Arcades, 2012)’. 휘어진 빛 터널 사이로 거닐 수 있다. [사진 트로이카]

빛이 만드는 물줄기 위를 걸어봤는가, 어제 날씨를 기억하나, 검은색 속에 얼마나 많은 색깔이 숨어 있을까.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3인조 예술가인 트로이카(TROIKA)의 ‘소리, 빛, 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은 테크놀로지가 만드는 시각적 환영으로 감각의 확장을 체험하게 한다. 수많은 크리스탈 프리즘에서 쏟아지는 빛의 물결 위를 거닐 수 있는 ‘쏟아지는 빛(Falling Light)’, 일상 전자기기들이 내뿜는 소리를 합쳐 들려주는 ‘일렉트로프로브(Electroprobe)’ 등이 흥미롭다. 미래만을 위한 기술 발전에 반기를 드는 작품 ‘어제 날씨(The Weather Yesterday)’, 종이 위에 떨어뜨린 한 방울 검은 잉크가 동심원 형태로 번져 나가며 다채로운 색상을 보여주는 ‘스몰 뱅(Small Bang)’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프랑스 태생의 세바스티앵 노엘(37)과 독일 출신의 동갑내기 코니 프라이어(38)와 에바 루키로 이뤄진 트로이카는 2003년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의기투합했다. 2008년 런던 히스로 공항에 설치한 ‘구름(Cloud)’으로 이름을 알렸다. 공항의 출발·도착 안내판을 응용, 4638개의 플립(flip)을 달아 만든 구름 모양 조형물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떠나 보내는 공항의 풍경을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에 빗댔다. 2010년엔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 대표작가로 활동했다.

 세바스찬은 한국에 와서 이런 소감을 남겼다. “청계천 뒷골목에 즐비한 전파상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도시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런던엔 없는 명물이었다. 전통과 기술이 융합한 한국처럼 이 둘을 통합하고 재조명하는 게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기계 장치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이들은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서도 전시를 열었다. 대림 미술관에서 10월 12일까지. 02-720-0667.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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