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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불 지펴 수도권에 온기 … 용적률 완화 숙제

서울 목동 아파트촌은 1980년대 후반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1일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발표 에 따라 87~91년 지어진 1만7000여 가구가 지금보다 2~10년 앞당겨 재건축할 수 있게 됐다. [강정현 기자]

9·1 부동산 대책은 재건축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주택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에도 재건축 규제 완화가 도마에 오르긴 했다. 그러나 수혜 대상이 주로 서울 강남에 몰려 있는 데다 2000년대 중반 몰아닥친 투기 광풍에 대한 ‘트라우마’가 늘 걸림돌이 됐다. 사실상 부동산 경기 부양에 마지막 남은 카드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뽑아 들었다. 재건축 규제야말로 취임 당시 ‘한겨울의 여름옷’으로 비유했던 규제라고 본 것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자면 결국 심장에 해당하는 강남권과 수도권 신도시 재건축시장에 불을 지피는 게 지름길이란 판단에서다.

시장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뒤 목동과 강북·수도권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물결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지점장도 “몇 년간 위축됐던 재건축 투자 수요를 살리는 심리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건축 규제 때문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다시 재건축으로 유턴할 수도 있다.

 물론 저성장 기조로 집값이 과거처럼 오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재건축 활성화 대책 효과는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몇몇 강남의 인기 단지를 뺀 나머지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들은 2억~3억원의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 노후 자금도 부족한 중산층들이 그 정도 목돈을 내고 재건축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당·일산 같은 신도시 건설의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눈여겨봐야 하는 대책이다. 대대적인 택지지구 개발이 수도권 주택 공급과잉과 미분양 양산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다. 앞으로는 내집 마련 수요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택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새 아파트 공급이 과거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80년대 후반에 지은 아파트 단지는 용적률(전체 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물이 차지한 면적 비율) 제한으로 사업성이 크지 않은 경우가 있다.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려면 용적률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세입자나 새 집 갈아타기 수요자 입장에서는 기회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 물량뿐만 아니라 일반 분양 물량을 노릴 만하다.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은 상권과 학군이 이미 잘 갖춰져 있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경우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새 아파트의 경우 신규 택지지구 개발 중단으로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또 소형·임대 주택 비율과 청약 혜택이 줄어들면서 무주택자가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청약통장이 있다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도전하고 전세 세입자라면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매입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최현주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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