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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주현미의 파격 변신


 
주현미(53)의 파격이다. 그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새로 들고 나온 노래는 전통가요가 아니었다. 윤일상, 허니듀오(정엽과 에코브릿지), 돈스파이크, 장원규 등 참여 작곡가의 면모만 봐도 변화의 욕망이 느껴진다. 그의 전매특허인 간드러지는 꺾기 창법을 완전히 배제한 발라드 곡이 있는가 하면, 록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와 기타 반주에 맞춰 읊조리듯 부른 노래도 있다. 음원만 들으면 과연 주현미가 맞나 싶다가도, 여전히 영롱한 음색과 섬세한 감정선을 확인하고 나면 의심을 거두게 된다. 트로트 여제의 과감한 도전이자, 가수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변곡점이라 할 만하다.

26일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현미는 “언제부턴가 전통가요에 대한 한계나 회의를 느꼈다”며 “30주년이니까 이 시점에서 후배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음악을 한다면서 이들과 교류하지 않는다면 너무 아까운 일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새 앨범에서 큰 변신을 했다.

“참여 작곡가가 다 젊다. 아이돌 가수와 작업하던 작곡가도 있다. 타이틀곡은 ‘최고의 사랑’인데 그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빗속에서’(허니듀오 작곡)도 매력적인 곡이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땐 '가수를 잘못 선택했나' 싶었다. 백지영이나 왁스가 부를 노래 아닌가? 그런데 막상 녹음해보니 정말 좋더라. 하현우씨하고 듀엣으로 부른 곡은 신인 때 부른 ‘쓸쓸한 계절’을 리메이크 한 거다. 저는 참 만족하고 기대도 되는데 너무 달라서 슬슬 걱정도 된다(웃음).”

-음악 스타일을 넓혀나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대학 때는 그룹 밴드 보컬이었다. 송골매, 김수철 좋아했다. 대중가요는 시대를 반영한다.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고, 후배들도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전통가요의 매력을 아는 후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 하나만 고집하다 보면 소통이 안 되는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전통가요를 접자는 게 아니다. 소통을 시도해본 거다.”

-후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윤일상씨는 워낙 까다롭고 녹음시간도 길다. 욕심이 있어서 원하는 걸 끌어낼 때까지 가수를 다그치더라. 긴장감이 있어서 좋았다. 후배들과 작업하면 틀에 박히지 않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배울 점도 많다. 작업할 때는 선생님이다.”

-30년 동안 노래를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제 노래를 120% 좋아해주는 팬, 또 언제나 사랑과 활력을 주는 가족. 남편('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임동신)이 '신사동 그 사람'부터 총괄, 기획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참여를 안했다. 이번 30주년 기념 앨범엔 의견을 많이 냈다. 아이들은 저절로 컸다. 큰 아이는 버클리 음대에서 작곡 공부 중이고, 둘째는 호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제가 아마 후배들하고 소통하는 이유는 큰 아이가 음악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3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큰 위기는.

"활발하게 활동할 땐 운이 좋게도 스캔들이 없었다. 중간에 아이를 키우느라 7년 정도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에이즈 감염으로 죽었다'는 루머가 퍼졌다. 터무니 없었고, 큰 충격이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 노래를 하면서 힘들었던 건 아이들한테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한 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장 아끼는 히트곡이 무엇인가.

“데뷔곡 '비내리는 영동교'. 이 노래를 발표할 때만 해도 약국에서 약사를 하고 있었다. 데뷔곡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아직도 노래를 하고 있는거다.”

-중국 시장 진출 기획은 없나.(※그는 화교 출신이다)

"아는 PD가 저보고 '세상에 야망없는 가수'라고 하더라. 활동범위를 넓히면 좋을 텐데 성격상 야망이 없나보다. 그런데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멜로디가 아름다워서 중국에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중국말론 얼마든지 잘 표현할 수 있으니까. 일단은 30주년 전국 투어가 우선이다. 작은 군 단위까지 공연을 하고 싶다. 사실 제 팬들은 거기에 있다. 직접 가서 주현미를 보여드리고 싶다."

-50년 후엔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

"오랜 시간 대중의, 서민의 정서를 잘 노래한 가수로 남고 싶다. '노래하는 주현미'로 기억되고 싶다."

주현미의 30주년 기념앨범은 27일 0시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공개된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주현미 데뷔 30주년 기념 특별공연= 서울(13~14일), 수원(20~21일), 성남(28일), 15만4000원~7만 7000원, 1544-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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