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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효과' … 3시간 새 200mm 쏟아져

25일 오후 부산 동래구 동래역 인근에 침수된 자동차들이 흙탕물에 잠겨있다. 이날 부산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130㎜의 집중 호우가 내렸다. [뉴시스]

부산과 경남 창원 일대에 25일 오후 불과 3~4시간 만에 2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것은 ‘목욕탕 효과’ 때문이었다.

 기상청 김경립 통보관은 “남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저기압이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해를 건너온 수증기는 5㎞ 상공에 위치한 영하 5도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와 충돌했다.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데 남부지방 상공까지 찬 공기가 쑥 내려온 것이다.

 찬 공기 덩어리는 지붕처럼 수증기를 덮었고, 수증기는 강한 비구름으로 돌변했다. 목욕탕 천장에 물방울이 맺혔다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더욱이 바닷가를 따라 높고 낮은 산들이 가로막힌 지형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국지적인 호우가 쏟아진 것이다.

 기상청은 큰 그림은 그렸을지 몰라도 구체적 예상 강수량에선 많이 빗나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26일까지 영남지역에는 30~80㎜, 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실제 강수량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비가 이틀 동안 골고루 분산돼 내린 게 아니라 불과 몇 시간에 집중됐다. 폭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와 직결된 시간당 강우량을 정확히 예보하지 못했다.

 김 통보관은 “120㎜ 이상 많은 비가 내리고 시간당 30㎜ 이상 내린다고 예보했고,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어도 현재의 예보 여건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 개발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수퍼 컴퓨터만 있다고 예보가 정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치예보모델이 있어야 한다”며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예보관들의 능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폭우를 불러온 저기압이 이날 오후 늦게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영남지방의 비는 그쳤다. 하지만 동해안으로 자리를 옮긴 저기압 탓에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26일 강원도 영동지방은 흐리고 비가 내리겠고, 경북 동해안에도 오후부터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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