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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150이라고 … 머리 믿는 순간 실패하죠

독일 작곡가를 특별히 좋아한다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난 2년 동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완주했다. 다음달 바흐와 슈만 등 또 다른 독일 작곡가의 음악을 중심으로 6개 도시 순회 독주회에 나선다. [중앙포토]

김선욱(26)은 신중한 피아니스트다. 허투루 연주하는 법이 없다. 한 곡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는다. 작곡가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특기다.

 하지만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김선욱은 왜 유명한가.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가. 2006년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유학 경험도 없이 우승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소년기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래서 까칠한 질문을 던져봤다. 런던에 있는 그에게 전화로 물었다. 당신은 왜 특별한 피아니스트인가. 그는 다음달 14일 울산에서 시작해 여수·부산·대구·용인에서 독주회를 연다. 서울은 18일이다.

 - 독주회 연주곡이 바흐·슈만이다. 또 독일 작곡가인가. (※김선욱은 쇼팽·라흐마니노프 같은 비독일 작곡가의 곡을 거의 연주하지 않는다. 바흐·베토벤·슈만·브람스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어쩌겠나. 나는 독일 음악이 가장 좋다. 아니, 좋은 정도가 아니라 희열을 느낀다. 10년동안 베토벤만 미치도록 친 것 같다. 비교해서, (폴란드 출신인) 쇼팽을 보자. 왼손은 거의 반주에 불과하다. 베토벤은 모든 손가락에 각자의 역할이 있다. 이런 독일 음악의 형식·구조가 정말 좋다. 소나타 형식을 분석해보면 아름다워서 미친다.”

 - 음악을 분석하는 지성파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본능적 연주자들이 더 인기가 많지 않나.

 “내 색깔 자체가 ‘통제’에서 나온다. 음악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거다. 평소 삶에서는 도저히 통제가 안되는 사람이다. 술이나 담배나. 그런데 왜 음악에서는 꼭 이러는지 모르겠다. 하하. 감각적 연주자가 더 인기라고?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다 분석적이다. 피아니스트마다 각자 색깔이 있고, 그게 좋은 사람이 들으러 오는 거다. 내 색을 더 분명히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나.”

 - IQ가 150대다. 연주에 도움이 되는가.

 “음악을 머리로 하나. 연주자가 계산하는 순간 관객이 알아차린다. 가슴으로 할 수 밖에 없다. 머리를 믿는 순간 실패한다. 이건 경험으로 알 수 있다. 아, 그런데 머리도 별로 안좋다. IQ가 높을 뿐이지 실제 생활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손으로 하는 건 피아노 말고 다 못한다. 아들이 지금 3개월인데, 유모차 조립도 못해서 헤맸다.”

 -‘콩쿠르 출신 스타’라는 꼬리표는 떼었나.

 “현실적으로 콩쿠르 스타는 없다. 요즘은 오케스트라·매니지먼트가 SNS·유튜브 같은 데에서 연주자를 직접 발탁한다. 콩쿠르 우승자는 한 해 100명 이상 나오지만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다. 나만 해도 그렇다. 매니지먼트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한 것은 콩쿠르 후 2년이나 돼서다. 콩쿠르가 도움은 됐지만 결정적이진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40여 회 유럽 연주를 했지만 콩쿠르 때문에 초청됐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 어려서부터 지휘자를 꿈꿨다고 했다. 피아노는 지휘자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인가.

 “그런 말을 한 건 사실이다. 첫 꿈이 지휘자였다. 지난 2월 영국왕립음악원에서 지휘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런데 오히려 지휘를 최대한 늦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법을 익혀놨으니 언젠가는 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피아노는 손이 녹슬면 안된다. 다양한 곡을 최대한 20대 때 해놔야 하는 거다. 지금 지휘를 같이 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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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