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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미래 제조업 이끌 '뿌리기술' 기업 찾습니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그 생각을 입이나 펜·붓·끌로 표현해야만 비로소 시엔차(Scienza)가 된다”는 단테의 말을 빌리자면 표현되지 못하는 과학이나 지식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과학’을 뜻하는 영어 ‘science’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어 시엔타네 의미상 가장 근접한 기술이 ‘생산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개발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더 좋게, 더 빨리, 더 싸게’ 만들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우리는 독자적인 생산기술이 없어 경공업 중심의 수입 대체형 전략으로 공업화를 시작한 바 있다. 70, 80년대에는 조립·장치산업 위주의 추격형 전략으로 수출을 견인해 한국 경제의 신화를 일궜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혁신 전략, 즉 ‘제조업 3.0시대’를 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이미 미국은 국가 차원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으로 세계의 패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슬로건 아래 완전한 자동생산체계를 구축하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겨냥한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융합형 신제조업으로 대변되는 제조업 3.0시대를 열기 위해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생산 전 과정을 지능화·최적화하는 스마트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제조업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혁신을 주요 정책과제로 지정하고, 스마트공장 등을 집중 육성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공장이나 첨단 제조혁신도 뿌리기술이 받쳐주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되기 쉽다.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의 6대 뿌리기술은 제조업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핵심 기술이고, 이를 활용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산업이 바로 뿌리산업이기 때문이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제조업 제품의 최종 경쟁력을 좌우한다. 기술 축적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생산자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탓에 국가 차원의 육성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세 뿌리기업 지원, 첨단 공정기술 국산화, 글로벌 수출기업 육성 등 쉽지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열악한 업종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실력 있는 인재를 뽑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9월 12일까지 첨단 뿌리기술 신청을 받고 있다. 매년 50~100개의 뿌리기술을 발굴, 300억 원을 들여 연구 개발, 인력 지원 등의 집중 지원을 통해 세계 1등 뿌리기술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많은 뿌리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공모에 참여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1등 뿌리기술이 대거 발굴되기를 기대해 본다. 제조업 혁신은 뿌리산업 경쟁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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