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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예에 빠진 사람들(LEATHER CRAFT)

 가죽공예는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집중력과 인내력은 물론 체력까지 필요하다. 힘들고 고된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방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죽공예의 매력에 빠진 매니어 2인에게 답을 들었다.

지종희씨는 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크기별로 만들어 아내와 딸·아 들에게 선물했다.

지종희(40·일식당 오너 셰프·가죽공예 경력 8개월)
같은 디자인 여러 개 만들어 ‘패밀리백’ 선물했어요

-가죽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보니 취미생활을 할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에 1시간30분 정도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이 시간을 이용해 배울 만한 것은 없을까 알아봤다. 우연히 공방에 들렀는데 지금 당장도 재미있을 것 같았고 나이가 들어서도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가죽공예를 선택했다. 성취감이 정말 컸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을 맛본 이후 가죽공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가죽공예의 매력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해 피아노도 배우고 무에타이를 해보기도 했지만 성취감이 크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어느 정도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져야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실력이 늘지 않아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가죽공예는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순간 바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작품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미있어진다. 정성을 쏟은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기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주로 어떤 것을 만드나.
 “가방뿐 아니라 키홀더·카드·지갑 등 작은 소품도 만든다. 주로 선물용이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은 모두 선물했다. 직원들에게 작은 가방을 만들어 선물하고 간단한 소품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공들여 만든 작품을 받고 기뻐하는 표정을 봤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아내를 위한 가방을 많이 만들었다. 파우치부터 쇼퍼백, 핸드백까지 16개 정도를 선물했는데 아내가 정말 좋아한다. 같은 모양의 가방을 여러 개 만들어 친척들에게 선물했는데 ‘패밀리백’이라며 다들 행복해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더 만들고 싶나.
 “많은 사람에게 선물해 왔는데 이제는 나를 위한 가방을 하나쯤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크로스백을 구상 중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실력도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가방을 선호하는 김미현씨는 자신의 가방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미현(46·홍보대행사 대표·가죽 공예 경력 2년)
심플한 디자인에 이니셜 넣으면 나만의 백 완성돼요

-가죽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13년째 홍보 일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슬럼프가 왔다.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뉴욕을 여행하게 됐는데 여러 패션 브랜드의 수백·수천 가지 가방을 보면서 디자인 영감이 떠올랐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공방을 찾아가 가죽공예를 시작했다.”
-다른 수공예보다 힘들 것 같다.
 “가죽을 다루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렵다. 무거운 가죽을 자르고 조각을 이어붙이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또 바느질하다 보면 손에 무리가 온다. 힘과 체력이 필요해서인지 공방에 가면 의외로 남자가 많다. 체력적인 문제보다 더 어려운 점은 가방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가방은 많게는 수십 개의 조각이 이어지면서 완성된다. 조각마다 내부의 보강재까지 똑같이 맞춰 넣기 때문에 맞춰야 할 조각은 두 배가 된다. 패턴부터 가죽, 구조를 이해해야 하나의 가방을 만들 수 있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가장 아끼는 가방이 있다면.
 “처음 만들었던 클러치가 가장 애착이 간다. 지금 보면 바느질도 엉성하고 마감도 서툴지만 나만의 스타일이 그대로 담겨 있어 자주 들게 된다. 가방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자기만의 스타일과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예쁜 가방은 많지만 ‘나’를 나타낼 수 있는 가방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이름의 이니셜인 ‘H’ 장식을 넣어 나만의 백을 완성했다.”
-가죽공예의 매력은.
 “한마디로 ‘깊고 무한한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평생 배워도 끝을 만나기 어려운 세계다. 가죽에 따라, 디자인에 따라 만들어 낼 수 있는 작품이 무궁무진하다.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다. 내 취향도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내가 알지 못했던 진정한 ‘나’를 찾게 된 느낌이다. 관광만 하던 여행에서 벗어나 가방 박람회를 보러 가거나 가죽 판매상을 찾아가는 등 테마가 있는 여행도 즐기게 됐다. 여가 시간이 더 알차졌다.”

Tip 가방 제작 처음이라면 …
1. 일반적인 가죽은 No.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다.
2. 재료 구입은 디자인이 나온 후에 하도록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3.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자주 보는 것이 좋다. 주머니·핸들·바닥·장식 등 디테일한 요소까지 꼼꼼히 봐야 디자인 감각이 올라간다.
4.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가죽공예는 수백 번의 바느질과 망치질이 필요하다.
5. 특정한 틀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한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명품을 추구하도록 한다.

<글=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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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