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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자립 지원 … 카드사는 변신 중

신한카드는 고객 기부금을 모아 소외지역에 도서관 짓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서교동 행복무지개지역아동센터에 열린 아름인도서관 개관식. 왼쪽부터 아이들과 미래 박두준 상임이사, 기부고객 대표 홍호선씨, 신한카드 조성하 부사장, 강창구 센터장. [사진 신한은행]
슈퍼마켓부터 택시·목욕탕·영화관 결제까지. 신용카드는 현대인의 생활 깊숙이 침투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보유 카드 수는 3.94장. 신용카드의 본고장인 미국(3.5장)보다 많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2012년 말 기준)도 한국이 38.2%로 캐나다(19.4%)·호주(16.7%)·미국(15.0%)·영국(7.6%)보다 훨씬 높다. ‘카드의 생활화’ 이면에는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있었다. 카드사들은 2003년 ‘카드 대란’으로 불렸던 유동성 위기를 넘긴 뒤 다시 경쟁을 시작했다. 신용카드 발급 수도 2006년 9000만 장으로 다소 줄어드는 듯하다 2011년 다시 1억2000만 장을 돌파했다.

고객 늘리기 경쟁 대신 고객 마음 잡기 경쟁으로

이처럼 몸집 불리기에 열중하던 카드업계는 올 들어 위기를 맞았다.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신용카드사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탐욕의 영업’이라는 비판은 카드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카드업계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회사별로 구체적 대책은 다르지만 크게 보면 과거의 ‘양적 확대’에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질적 확대’로 변신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상품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신한카드 측은 ‘빅데이터 경영’의 본질을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영”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이 고객의 과거 이력 분석에 국한됐다면 ‘빅데이터 경영’은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미리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성호 사장은 지난 5월 빅데이터 경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지금까지는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보다 각자 편의에 따라 고객을 분류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한 분 한 분께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센터’를 열고 공익성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성과는 지난 2월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제휴를 맺고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이용행태를 분석해냈다. 이 분석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4월부터는 킨텍스(KINTEX)와 협력해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방문객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신용을 잃은 사람들과 금융 소외 계층의 자립을 돕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현대차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를 상대로 사업 컨설팅, 경영개선 교육,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까지 해법을 제공한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CSR, 디자인, 고객서비스 담당직원들과 업종 전문가들이 단계별로 함께 한다. 정규 교육을 이수할 기회를 놓쳐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는 ‘드림 교육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6기 과정은 30세 이상~50세 이하의 구직 희망자 21명을 선발해 12개 자격증 취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을 고민하다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낚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캐시백을 대폭 확대한 신상품 ‘IBK약속카드’를 내놨다. 복잡한 제휴할인을 없애는 대신 사용 금액에 따라 돌려주는 돈의 액수를 늘렸다.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을 위한 까다로운 조건 없이 서비스를 단순화했다. 본인과 가족카드 연간 이용금액을 합산해 3000만원 이상시 50만원, 2000만원 이상시 30만원, 1500만원 이상시 15만원, 1000만원 이상시 10만원, 600만원 이상시 5만원, 300만원 이상시 3만원을 매년 한 번에 제공한다. 연간 이용액이 300만원 미만이거나 중도에 해지할 경우 연간 이용금액의 0.3%를 캐시백 해 준다. 카드 결제계좌를 기업은행으로 지정하고 30만원 이상 이용하면 전자금융 이체수수료와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월 10회), 기업은행 자동화기기 타행 이체수수료 등 각종 금융수수료가 면제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제휴처 할인 서비스를 없애면서 고객들은 자신의 정보가 마케팅을 목적으로 다른 곳에 제공될 걱정을 안 해도 되게 됐다”며 “복잡한 할인 혜택을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중장년층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순우리말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한글사랑 의식 고취에 나서고 있다. ‘누리카드’는 한 장의 카드로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훈·민·정·음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학원비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훈카드’, 이동통신요금 할인을 많이 받으려면 ‘민카드’ 등을 취사 선택할 수 있다. ‘가온카드’는 전월 실적 조건, 적립 한도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일시불 및 할부 이용 금액의 0.5%가 포인트로 기본 적립된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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