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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기자는 고은맘] 아직 열두근의 지방이 남아있사옵니다








살이 참 안 빠집니다.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5kg 정도는 우습게 뺐는데... 지금은 그 5kg이 5개월째 안 빠집니다. 지방만 따져보니 7kg입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빌리자면 ‘아직 열두근의 지방’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다이어트는 운동도 해야 하지만 필수는 식이조절, 곧 적게 먹어야 합니다. 한 의사는 “운동을 해서 살을 빼려면 태능선수촌 수준으로 운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곧, 일반인이 식이조절 없이 운동만으로는 살을 뺄 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그 ‘적게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은양과 씨름하다 보면 안 먹을 수가 없습니다.
(이 주제에 도움을 준 건 남편입니다. 몸무게를 재어 보곤 살이 안 빠진다고 투덜댔더니 남편이 이번 주제는 ‘출산 후 다이어트’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합니다. 쓸거리가 생겨서 반갑긴한데 저보다 몸무게가 작게 나가는 남편이 준 아이디어라 어째 빈정 상하네요.ㅠ)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모유수유 하면 그냥 살 빠진다는데 분유 먹이나 봐요” 합니다. 그런데, 저 모유수유 하는 엄마입니다. 그러니 속 터질 지경입니다. 모유수유 한다고 살이 빠지진 않거든요.

이 모든 게 다 연예인 때문입니다. 어떤 여배우는 “모유수유 했더니 30kg이 그냥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아니 정녕 모유수유만 했는데 살이 빠졌단 말입니까.

말이 안 됩니다. 왜 말이 안 되는지는 최근에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인 박지윤씨가 속 시원히 말했습니다. 그는 “애 낳고도 굉장히 날씬한 연예인들이 많다”고 말하는 남자 방송인을 향해 “여배우들이 출산 후 완벽한 몸매로 돌아와서 ‘모유수유만 했더니 살이 쏙쏙 빠지더라고요’라고 하는데, 모유수유를 하면 배고파서 머슴밥을 먹는다. 그게 살이 빠지냐?”고 발끈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짜 독하게 해서 이 정도라도 추슬러서 나온 거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식욕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저 예전(출산 전)에는 (이런 말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휴가 시즌에 단식원에 다녀올 정도의 ‘의지의 한국인’ 이었습니다. 살이 좀 붙은 것 같다 싶으면 5일 단식원에서 5kg 정도를 가뿐하게 빼고 다시 가볍게 생활, 그리고 다시 기자질로 인한 잦은 회식과 술자리에 불어났다면 휴가 때 바짝 빼고. 그래서 그나마 유지하고 살았습니다. 워낙 덩치가 있는 지라 이렇게라도 관리하지 않으면 뒤뚱거리면서 다녀야 했거든요.

그래서 임신으로 30kg이 불어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안 해 본 다이어트가 없고 끈기는 남달라 비교적 다이어트 성공 확률도 높았으니까요. 임신 당시엔 그랬습니다. 제가 고은양 때문에 정신줄 놓고 먹지만 고은양 낳고 나면 다시 정신 차리고 원상태로 돌아가면 된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출산하고 나니 몸이 바뀐 것 같습니다. 지금 몸무게가 제가 예전에 뉴욕에서 컵케이크와 베이글로 3개월간 단련하고 난 직후와 같습니다. 그런데 그때에도 입을 수 있었던 옷이 지금은 맞지 않습니다.

특히, 팔이 장난 아닙니다. 이전에도 야리야리한 팔뚝은 아니었습니다만, 지금은 완전 우람해졌습니다. 민소매 옷을 입고 나가면 테러 수준입니다. 고은양을 안아 들면서 단련이 돼서 그런지 팔뚝은 출산 직후보다 요즘이 더 굵은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아줌마 팔뚝의 결정체입니다. 전에 부서 가을 워크숍에서 여기자 팔씨름 대회를 열었는데, 1등과 2등이 모두 애엄마 선배들이었습니다. 미혼자 및 애가 없는 기혼자들은 애엄마들 앞에서 픽픽 쓰러졌습니다. 누군가 “역시 애를 키워 본 사람들 팔 힘이 다르다”고 했는데, 참 정확한 분석이었던 겁니다. 최소 1년은 아기로 생활 웨이트를 하는 셈이니 팔 힘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거였습니다. 덩달아 팔뚝은 우람하게 되고요.

뱃살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남산처럼 불어난 배는 고은양이 나와도 꺼지지 않더니 9개월이 지난 지금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아직도 바람이 조금, 많이, 덜 빠졌습니다ㅠ) 쳐졌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뱃살에는 보정 속옷도 등대가 돼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보정 속옷 틈새로 뱃살들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칩니다. (그런 뱃살을 두고 남편은 “튼실이 잘 있네”라며 놀립니다.ㅠ 고은양 태명이 튼튼이. 튼튼이는 세상에 나왔는데 튼실이는 여전하다며.ㅠ)

복직일이 하루 하루 다가오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은 심해집니다.
오늘부터는 진짜 1일 1식만 하려 합니다.

그런데 고은양이 오늘따라 껌딱지네요. 오전 내내 씨름하다 보니 당이 떨어졌는지 단 게 당깁니다. 아이스크림을 후루룩 후루룩.

오늘 밤, 30분은 더 뛰어야겠습니다.

고란 기자

[사진설명]

1) 꽃머리띠 하고 홍대 나들이 나온 고은양. 조용히 해 준 덕분에 엄마는 우아하게 커피 한 잔.

2) 연휴 워터파크는 물반 사람반. 물놀이 30분 후 아빠 품에서 휴식.

3) 여의도 IFC몰에 마련된 상상놀이터. 1만원짜리 키즈카페보다 더 잘 노는 고은양. 혹시, 공짜 밝히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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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