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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0 … 길 잃은 한국 제조업 잘 나가던 '카프로' 중국에

한국 경제와 함께 40여 년을 성장해 온 회사. 국내 시장 점유율 88%….



잘 나가던 '카프로' 중국에 추격당해 공장 1곳 닫아
반도체 일본 기술 의존 … 한국 많이 팔아도 남 좋은 일

 이런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울산 화학업체 카프로의 김형길 총무팀장의 낯빛은 어두웠다. 지난해 이 회사는 112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중국이 더 이상 한국 제품을 사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직원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취재팀도 기사화에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 회사의 이야기를 전한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민낯을 냉정하게 마주하자는 것이다.



 1969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돈을 빌려왔다. 빌려온 돈은 경부고속도로, 안동댐 건설, 그리고 카프로의 전신인 한국카프로락탐을 세우는 데 들어갔다. 나일론을 만드는 데는 ‘카프로락탐’이란 원료가 필수다. 군인이 경비를 서줄 정도로 중요한 회사 대접을 받았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원료로 옷·타이어·플라스틱이 만들어졌다. 96년엔 코오롱과 효성이 지분 매입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 회사, 이제 직원의 사기를 걱정할 형편이 됐다. 카프로는 매출의 80%를 수출로 벌어들이는 회사다. 하지만 중국이 나일론 원료를 자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카프로락탐의 중국 수출은 2012년 2만9648t에서 지난해 32t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5월까지 중국 수출이 제로다. 수출 길이 막히자 회사는 지난해 10월 공장 3곳 중 하나를 멈춰 세웠다. 최근엔 두 번째 공장의 가동률도 20%대로 줄였다. 지난달 31일 이 회사의 제품출하장은 트럭 한 대가 덩그러니 서 있고 간혹 한두 명의 직원이 모습을 보였다 사라질 뿐이었다.



 추격자 중국에 덜미가 잡힌 것은 이 회사만이 아니다.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에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은 한국 업체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데, 한국은 일본과의 싸움에서 ‘가마우지’ 신세다. 일본에선 가마우지라는 새의 목을 묶어,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후 낚시꾼이 물고기를 챙기는 낚시법이 있다. 한국이 아무리 물건을 팔아도 결국 돈은 일본이 번다는 얘기다. 한국 전자업체가 생산하는 액정화면의 핵심 재료인 평광판 보호필름은 일본 업체 두 곳이 세계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실리콘 웨이퍼)의 10개 중 7개도 일본산이다.



 우창화 경상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아무도 디지털 방식의 이동통신(CDMA)을 채택하지 않았을 때 한국 정부가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오늘의 삼성이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새 시장을 만들 수 있을지 정부의 절박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영훈·이소아·김현예·박미소·이현택·김영민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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