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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할머니 '못다 핀 꽃' … 10년 만에 교황 앞에서 피다

교황 방한의 대미를 장식할 18일 명동대성당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89)·강일출(87)·이용수(87) 할머니 등이 맨 앞줄에 앉는다. 교황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만난다. 이 자리에서 할머니들은 작고한 고(故) 김순덕(1921~2004) 할머니의 그림 ‘못다 핀 꽃’(사진) 사본(가로 50㎝, 세로 80㎝)을 선물한다.



오늘 명동성당 미사 맨 앞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세 분 앉아
"바티칸 집무실 걸어달라" 선물
탈북자, 용산참사 유족도 참석

 김 할머니가 1995년 그린 이 작품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캐나다 등에 널리 소개돼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한 상징물이다. 꽃봉오리 앞에 슬픈 표정으로 선 그림 속 소녀는 열여섯 살 때의 김 할머니 자신이다.



 김군자 할머니 등은 “그림을 바티칸 집무실에 걸어 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다. 교황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천주교 관계자들이 전했다. 소녀 시절 영혼을 유린당한 ‘못다 핀 꽃’ 한 송이가 10년 만에 바티칸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게 됐다.



 이 그림에 얽힌 사연을 취재하러 17일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위안부 피해자 후원 시설)을 찾았다. ‘못다 핀 꽃’은 이곳 위안부 역사관 입구에 걸개 형태로 전시돼 있었다. 2층에는 김 할머니의 고무신과 묵주 등의 유품이 있었다. 당시 김군자 할머니는 “김순덕 할머니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아픔이 생각나 괜히 눈물이 나곤 한다”고 떠올렸다.



 경남 밀양 태생인 김 할머니는 언니와 동생 대신 일본군에 끌려갔다. 도착한 곳은 중국 난징(南京)이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김 할머니는 생전 영상증언에서 “군인이 수십만 명이면 그것(위안부)도 몇 십만 명 돼. 시집도 안간 처녀들이 하루에 몇 십 명을 어떻게 겪어내. 그래서 더러는 목 매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 쓰러지고…”라고 증언했다.



 이날 명동성당 미사에는 위안부 할머니 외에도 탈북자, 이주노동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 화재 참사 희생자 유족 등이 참석한다. 이들을 위로한 교황이 귀국 길에 어떤 아픔을 담은 선물을 목록에 담아갈지 관심이다.



 1984년 5월 방한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시대의 아픔이 묻어 있는 선물을 받았다. 당시 당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소록도를 방문한 교황에게 한센인들이 산수화 한 점을 선물했다. 교황을 만나길 학수고대하다 4개월 전 세상을 뜬 한센인의 작품이었다. 교황은 이 작품을 바티칸으로 가져 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장충체육관에서 청년들을 만났을 때는 몇몇 청년이 전두환 정권의 폭압을 상징한다며 최루탄 상자를 선물했다. 교황은 망설임 없이 상자를 받았다.



 ◆교황 비방한 북한엔 어떤 메시지?=18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교황의 한국 방문에 침묵하던 북한은 15일 로켓연구 과학자를 내세워 “그(교황)가 남조선을 행각하며 괴뢰들과 어떤 모의를 하려는지 알지 못한다”며 불편한 속을 드러내 보였다.



유지혜·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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