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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조훈현·린라이펑·다케미야 … 바둑 전설, 남도를 달궜다

10일 열린 국수산맥배 페어바둑에서 조훈현 9단·오정아 2단이 대만의 헤이자자 6단·린하이펑 9단(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과 대국하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관광자원과 바둑을 연계한 다채로운 바둑축제’. 전남도와 도내 강진·영암·신안 3군(郡)이 야심 차게 준비한 ‘2014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의 슬로건이다. 대회는 한·중 단체대항전, 국제페어바둑대회, 국제어린이바둑대축제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9~11일 국수(國手)의 고향을 순회(영암→강진→신안)하며 시합과 관광을 즐겼다.

한·중·일·대만, 전남서 자웅 겨뤄
어린이바둑축제엔 6개국 어울려
한·중 단체전, 중국 8승7패 우승



 동양 문화권에서 국수는 나라의 최고수를 가리켰다. 한국에서는 ‘국수전’ 우승 기사에게 부여하는 칭호다. 강진·영암·신안 3군은 각각 김인(71)·조훈현(61)·이세돌(31) 국수를 배출했다. 3군이 대회를 공동 개최한 배경이다.



 남도의 날씨는 화창했다. 태풍 너구리가 서해로 빠져나간 후 남쪽에서 올라오던 할롱은 일본 삿포로로 방향을 틀었다. 대회는 화기가 넘쳤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인사말에서 “참으로 다채로운 바둑축제”라고 반겼다.



 ◆어린이바둑대축제=모두 800여 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모여들었다. 중국·대만·홍콩·태국·싱가포르 해외 5개국에서 어린이 212명(학부모 116명)이 참가했고, 한국은 어린이 400명에 학부모 포함, 약 500명이었다.



 대회는 교류전과 최강전으로 나뉘어 열렸다. 교류전은 한국이 해외 5개국 선수단과 겨루는 방식으로, 영암과 강진에서 펼쳐졌다. 기력(棋力)에 따라 6인 1개 조로 하루에 3라운드를 겨뤘다.



 최강전은 신안에서 열렸다. 한국(32명)과 외국 선수단(32명) 64명이 3라운드 경기를 벌여 양팀 승패의 총합으로 순위를 결정했다. 한국이 64대32로 이겨 우승했다.



  아이들은 국수산맥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관계자·기자 등 1000여 명이 행사장을 채웠다. 대회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차분히 진행을 따랐고 안전사고는 없었다.



 입상자들에겐 유명기사 휘호 바둑판·바둑용품·전남 특산품·도서·체육용품·문구가 주어졌다. 개최 측은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선물했다.



 각 군은 특색 있는 관광과 이벤트를 준비해 호응을 얻었다. 영암군은 왕인박사 유적지→도기박물관→구림마을→도갑사 순(順)으로, 강진군은 다산초당→백련사→강진다원 순으로 관광코스를 마련했다.



 신안군에선 참가자들이 소금박물관을 둘러본 후 태평염전에서 소금 만들기 체험까지 했다.



 ◆국제페어바둑대회=한·중·일·대만 4개국이 3라운드 리그전으로 승부를 가렸다. 1970~90년대 세계를 누볐던 거장(巨匠)과 20대 여류기사가 한 조(組)를 이뤄 호흡을 맞췄다. 승부보다 교류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한국은 조훈현 9단·오정아(21) 2단을, 대만은 린하이펑(林海峰·72) 9단·헤이자자(黑嘉嘉·20) 6단을, 일본은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63) 9단·만나미나오(万波奈穗·29) 2단을, 중국은 차오다위안(曹大元·52) 9단·장웨란(張越然·23) 초단을 선수로 내세웠다.



 승패는 한·중·대만이 각각 2승1패로 공동 우승했다. 일본은 3패로 4위였다.



 크고 작은 화제도 잇따랐다. 린하이펑 9단과 한국 단장 김인 9단은 일본에서 처음 만난 이후 이어져온 50여 년의 우정을 오랜만에 나눴다. 다케미야 9단은 자신의 기풍인 ‘우주류’를 회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요즘 바둑은 그게 그거”라며 “바둑의 본질은 자유로운 정신”이라고 설파했다.



  오정아 2단은 “페어바둑에선 동료 사이의 호흡이 중요하다”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추론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은 놀라운 경험”이라고 했다.



 ◆한·중 단체대항전= 한국은 이세돌(31)·박정환(21) 9단을 와일드카드로 뽑은 후 따로 선발전을 치러 강동윤(25) 9단·김승재(22) 6단·김현찬(26) 3단을 선발했다. 중국도 탕웨이싱(唐韋星·21) 9단을 와일드카드로 하고 천야오예(陳耀燁·25)·퉈자시(23)·추쥔(邱峻·32) 9단·탄샤오(檀嘯·23) 7단 등 4명은 선발전으로 뽑았다.



 대회는 3라운드 종합 승수로 우승팀을 결정했다. 9, 10일엔 한국이 연속해서 3대2로 이겼으나 11일 중국이 4승1패하면서 중국이 종합전적 8승7패로 우승해 상금 1억원(준우승 4000만원)을 획득했다. 이세돌은 1승2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한국랭킹 29위 김현찬은 삼성화재배 우승자 탕웨이싱을 꺾는 등 2승1패를 거둬 최근 두터워진 한국 허리층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 남도투어= 어린이들과 부모들은 모두 영암군과 강진군 일대에서 숙박했다. 숙식은 무료 제공됐지만 왕복 항공료는 본인 부담이었다. 대회를 마친 12일엔 영랑생가→청자박물관→영암 기찬랜드 투어를 진행했다.



 대회 막바지엔 우칭위안(吳淸源·100) 선생이 한국의 안영이(80) 선생에게 보내는 선물을 린하이펑 9단이 공개했다. 안 선생은 70~80년대에 바둑전문 출판사 현현각을 운영하며 바둑책 출판에 큰 공을 세웠다. 선물은 우 선생이 평생에 걸쳐 휘호할 때 사용했던 붓이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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