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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 타워와 별개 건물인데" … 1000개 입점업체 속 탄다

5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롯데월드몰 에비뉴엘동 중앙에서 내려다 본 명품관의 모습. 가운데 설치한 나선형 계단으로 각 층을 연결했다. [최승식 기자]

제2롯데월드의 쇼핑·문화시설인 롯데월드몰(아래흰 건물)과 공사 중인 월드타워. [최승식 기자]
지난 4일 오전 10시 기자는 안전모를 쓰고 아직 서울시의 임시사용승인이 나지 않은 잠실 ‘롯데월드몰’ 안으로 들어섰다. 어수선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달 안에 개장할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명품관과 면세점이 있는 에비뉴엘동 1층 입구에는 까르띠에·불가리 등 최고급 보석 매장이 자리를 잡았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등재된 극장이 있는 엔터테인먼트동에도 6일 개봉한 영화 ‘해적’의 디지털포스터가 환했다.

쇼핑몰동 2층에 26㎡(8평) 크기의 잡화 매장을 준비 중인 변정임(45·여) 사장은 "우리 건물은 123층 타워와는 100m쯤 떨어져 있는데 왜 문을 못 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 준비를 끝낸 지 몇 달째”라며 “날씨가 곧 서늘해지면 새 샌들이 몽땅 재고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올 3월 뽑아놓고 한 달에 130만원씩 아르바이트비를 주며 동대문에 있는 다른 매장에 억지로 붙잡아놓은 직원이 지난주 결국 그만둔 일이다. 변 사장은 “중국어를 잘하니 면세점에 금방 취직이 됐다더라”며 “우리 매장은 중국인 고객이 70~80%인데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는 추석 대목까지 그런 직원을 구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 쉬었다. 직원들도 사정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30대 여성 권모씨는 롯데월드몰에 입점하는 한 프랜차이즈업체에 5년차 경력직 점장으로 올 3월 채용됐다. 하지만 개장이 계속 지연되면서 일주일 단위로 다른 지역 매장을 전전하고 있다. 권씨는 “다른 매장 점장들보다 제가 나이도 경력도 많지만 임시로 있으니 쓰레기 치우는 허드렛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속상해했다.

 연면적 8만㎡(약 2만4000평)인 롯데월드몰은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현재 짓고 있는 123층(555m)짜리 한국 최고층 빌딩 ‘월드타워’의 아래층 부분은 아니다. 타워와 떨어져 있는 9~11층짜리 별개 건물들인데, 타워에 비해 낮은 건물이라는 의미로 ‘저층부’라고 부른다. 롯데는 1000개 업체가 입점하는 쇼핑몰과 문화시설이 집중된 이곳을 먼저 완공한 뒤 지난 6월 초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시는 “교통·안전 문제를 좀 더 보완하라”며 승인을 보류했다.

이미 75층(323m)까지 올라간 초고층 빌딩이 공사하는 옆에 서울 소공동 롯데타운의 두 배가 넘는 대형 시설을 여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까.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월드타워가 완공되기 전에 롯데월드몰을 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 김종천 이사는 “먼저 완공된 부분부터 우선 개장한 경우는 국내외에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서울국제금융센터(SIFC)가 55층(284m)건물까지 3단계에 걸쳐 문을 열었고, 대만의 타이베이101도 2003년 5층짜리 쇼핑몰을 먼저 개장하고 나서 1년 반 뒤에 101층 타워가 개장했다는 것이다. 롯데월드몰처럼 별개 건물이 아니라 아예 한 건물의 아랫부분부터 ‘수직 개장’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2007년 25층까지 먼저 열고 6개월 뒤 40층까지 마저 개장했다. 세계최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칼리파(162층·828m), 미국 시카고의 트럼프타워(92층·415m), 홍콩의 ICC타워(118층·484m)는 4~6단계에 걸쳐 건물 아래부터 최고층까지 차례로 문을 열었다.

 입점 상인들은 “땅바닥이 푹 꺼지는 싱크홀(sink hole) 현상과 관련해 타워가 무너진다는 괴담 때문에 결국 문을 못 여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하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싱크홀로 인한 제2롯데월드의 구조적 문제는 없다는 전문가 결론이 나왔다”며 “타워가 기울거나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7월 25일자 16면> 박 시장은 “롯데타워는 어마어마한 콘크리트 단 위에 서 있어서 관계가 없고, 저층부 영업시설을 임시허가 해주는 문제 역시 (싱크홀과) 관계가 없다”고도 했다. 롯데는 “6중 안전장치와 함께 35종의 안전시설물을 300여 곳에 설치했고, 최근에는 타워에서 80여m나 떨어진 쇼핑몰 앞 광장에도 ‘심리적 안전’을 위해 보호장치를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 롯데도 공사장 안전 대책을 더 보완하고 지하수가 유출되지 못하게 하는 공법으로 변경하는 등 끝까지 안전 대책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6일 “안전문제보다는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지하화 등 교통 대책이 마지막 쟁점”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임원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롯데에 통보한 승인 재신청 마감시한은 이달 18일이다. 38년 만에 가장 이른 올해 추석은 다음달 8일이다. 상인들은 “대목까지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승인만 나면 밤을 새워서라도 일주일이면 충분히 개장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 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추석 개장 여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구희령·강기헌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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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