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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1952~ )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흔히 앞의 진술을 반전할 때 사용하는 접속부사 ‘그래도’를 이 시에서는 끝음절 ‘도’와 명사 ‘도(島=섬)’를 겸용해 마치 고유한 섬 이름처럼 쓰고 있다. 일종의 언어유희 기법이다. 말장난으로 사용되는 이 기법이 여기서는 엄숙한 생존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뇌출혈로 쓰러진 중환자 옆에서 차마 울지도 못하는 여인,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난 가장, 골방에서 목을 매는 여배우 등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그래도’ 삶의 불씨를 꺼트리지 말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으며 구원의 뗏목으로 끌어올리는 손길이, 바로 우리의 삶 어디에나 있는 ‘그래도’라는 섬이다. 절망한 모든 사람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의 섬이라고 할까.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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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