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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중대형차 많이 팔아 환율 파고 넘어라"

정몽구(76·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다시 ‘정면 돌파’ 카드를 꺼냈다. 당장 어렵다고 가던 길에서 벗어나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지향점은 단순 판매 증대가 아닌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내실있는 판매 확대다. “깎아주지 말라”고 못도 박았다.

 정 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파운티밸리의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을 각각 방문해 마케팅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기본 성능을 크게 높인 차”라며 “중대형 신차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에서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에 대한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도 주문했다. 중대형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마진도 높아 영업이익이 급감한 현대·기아차가 승부처로 삼을 수밖에 없는 차종이다.

 정 회장은 이어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말고 침착하게 선제 대응하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휴가를 반납한 채 미국으로 날아간 것은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판매 전략을 다잡기 위해서다. 1~7월 5% 성장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업체는 엔저에 힘입어 6.8% 성장했고,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는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3.7%였다. 판매 조직이 만회를 위해 과거에 해 온 대로 ‘싼 차’ 마케팅의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는 시점이다. 정 회장은 연초에 정한 판매 목표(전년대비 6% 증가한 133만대)는 고수하되, 판매의 질도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해외 판매를 늘리는 것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는 길이니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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