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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진상 고객’ 강력 대처 나서

지난달 13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출발해 인천을 향하던 항공기 내에서 '진상 고객'이 옆 좌석의 여자 승객에게 치근덕거렸다. 그는 음료수 병에 몰래 술을 넣어 마셔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 보다 못한 여자 승무원이 승객의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자 그는 욕설과 함께 여승무원의 얼굴을 폭행했다. 승무원은 20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진상 고객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넘겨졌다.

기내에서 승무원을 폭행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지난해 승무원 폭행으로 문제가 된 '라면 상무'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올 1~7월 대한항공에서만 승무원 폭행사고가 18건이나 발생했다. 이는 경찰에 인계된 사례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폭행은 이보다 더 많았을 수 있다.

이미 항공보안법(23조 2항, 43조)은 항공기 보안·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을 금지하고 있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항공사는 이런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승객에게 서비스하는 승무원 업무 특성상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를 넘는 폭행이 계속 발생하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6일 "운항 중인 항공기 기내에서의 불법 행위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승객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며 "기내 안정 방해 행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외국 항공사는 기내 폭력에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비행공포증을 이유로 술을 마시다 취해 난동을 부린 승객 때문에 비행기가 인근 공항으로 회항한 일도 있었다. 이 승객에게는 4개월 징역형이 선고됐다. “다시 그런 손짓을 하면 손을 잘라 버리겠다”며 승무원에 대한 폭언을 한 승객에게도 4개월 징역형이 내려졌다.

미국에서도 카트에 용변을 보고 승무원을 협박한 승객에게 징역 6개월과 5000달러의 벌금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있다. 올 3월 인천에서 출발해 호주로 가던 항공기에서도 술에 취해 좌석 밑에서 자고 있던 승객이 "자리에 앉아 달라"고 말한 여승무원의 얼굴을 때린 일이 있었다. 이 승객은 호주에 도착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고 호주 법원에서 형사처벌을 받았다. 대한항공 측은 "폭행을 한 승객 대다수가 음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며 "그러나 항공기 운항 안전을 위해 예외없이 경찰에 인계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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