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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마다 살려달라 빌어도 … 한 달간 안 때린 날 기억 안 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5일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 28사단 포병대대 생활관을 방문해 부대 간부로부터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황진하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문재인 의원,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윤 일병은 5분에 한 번씩 ‘죄송합니다, 살려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병장은 계속해서 가혹행위를 했다.”

 “이 병장은 하루에 한 번씩 잠자기 전에 가혹행위를 했다. 하루 정도는 안 했던 것도 같은데, 안 한 날이 기억나지 않는다. 밤새워서 가혹행위를 한 뒤 다음 날 수액주사를 맞히고 다시 구타했다.”

 28사단 윤모(20)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헌병대와 군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다. 본지가 입수한 수사기록에는 지옥 같았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가해자 중 한 명인 지모(21) 상병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4월 6일 이모(26) 병장은 함께 냉동식품을 먹던 윤 일병에게 젓가락질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잘못 배웠다. 너희 에미와 누나는 ○○냐”고 욕을 퍼붓고 구타했다. 윤 일병은 “정신이 오락가락해 물을 먹여도 침을 흘리며 먹지 못할 정도”(지 상병)로 맞았다. 하지만 이 병장의 구타는 그치지 않았다. 소변을 지리며 뒤로 쓰러지는 윤 일병에게 “꾀병을 부린다”며 가슴을 발로 찼다. 윤 일병은 또다시 뒤로 넘어졌다. 그의 숨이 잦아들며 기절한 것이다. 이후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다음 날 사망했다.

 천식치료를 위해 지난 2월부터 해당 의무대 생활관에 있던 김모(20) 일병도 윤 일병의 구타를 똑똑히 목격했다. 김 일병은 “윤 일병이 ‘살려 주십시오’라고 빌었지만 이 병장은 가혹행위를 멈추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가해 병사들이 사건 당일까지 계속해서 폭행했다. 너무 많이 폭행해 정확한 횟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심지어 이 병장은 “애 때리기 힘들다. 네가 때리라”고 말하며 후임병에게 구타를 지시하기까지 했다. 그냥 때린 것도 아니었다. 사람 허리보다 낮은 관물대 밑 에 윤 일병을 밀어 넣고 발로 찼다. 김 일병은 “윤 일병이 하루 평균 1~3시간씩 가혹행위를 당했고, 주먹과 발로 90대 이상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된다.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일람표에는 이 병장이 지난 3월 8일부터 윤 일병이 병원으로 후송된 4월 6일까지 윤 일병을 30여 차례 구타했고 11번에 걸쳐 기마자세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적혀 있다. 재판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윤 일병을 기어다니게 하고 ‘멍멍’ 짖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핥으라고 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어떤 날은 이 병장이 유모(23) 하사에게 “전날 밤을 새워서 (윤 일병을) 가르쳤다. 수액주사를 맞히자”고 말하기도 했다. 병사들을 관리하고 구타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유 하사는 “어차피 (윤 일병이 부대 업무에) 도움도 안 되는데 그렇게 하자”고 답했다. 운전병인 이 병장은 의무병도 아니었지만 직접 수액주사를 놓고 윤 일병이 회복되면 다시 구타를 반복했다.

 유 하사는 구타를 권유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윤 일병이 막 의무대로 온 3월 초엔 “우리 의무병은 잘 뭉쳐야 한다. 구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일병이 기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4월 4일 대대 연병장에서 응급처치 집체교육이 실시됐을 때 유 하사가 “행동이 느리다”며 윤 일병에게 얼차려를 시킨 뒤 확성기 든 손으로 머리를 때렸다. 교육에 참가한 병사들이 이를 봤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안효성·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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