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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학올림피아드 3연속 금 따도 학생부 반영 못하는 한국

김동률(17·서울과학고3·사진)군은 ‘국가대표’ 수학 영재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101개국 560명의 출전자 가운데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에도, 그 전 해에도 금메달리스트였다. IMO에서 3년 연속 금메달을 딴 한국 학생은 그가 처음이다. 대학수학회에 따르면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최근에 수상한 18명 가운데 10명이 IMO 출신이다.

 김군은 “계속 수학을 공부해 훌륭한 연구성과를 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특목고인 과학고를 나오고도 진로를 틀어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 그러나 김군은 “의대에 갈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어머니 유정재(44)씨도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서 행복해지는 게 정답”이라며 의대 진학을 강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군과 어머니는 현행 대학 입시 정책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머니 유씨는 “대입을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국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것에 나도 반대한다. 하지만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면 모두 싸잡아 사교육 덕분이라고 매도하는 분위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1년부터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 학교 밖에서 치른 대회 수상 실적을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지 못하도록 했다. 과도한 사교육 열풍을 잠재워 입시 과열을 줄인다는 명분에 따른 정책이다. 올해 고 3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의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는 외부 수상 실적을 기재하면 서류평가에서 0점 처리하도록 못 박았다.

 물론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을 내세워 대학입시 관문을 뚫는 길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수시 일반전형이 아닌 특기자 전형에선 외부 수상 실적을 자기소개서 등에 적을 수 있고 평가에서 장점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대와 KAIST에는 올림피아드 수상 여부를 반영하는 특기자 전형이 없다. KAIST 관계자는 “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을 기록하면 무조건 불합격 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학·과학 실력이 우수해 외부에서 상을 받은 우수 학생들을 백안시하는 현재의 입시 제도를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995년부터 IMO 대표팀을 이끌어 온 인하대 수학과 송용진 교수는 “정부 정책 때문에 최근 올림피아드 응시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1만6000명이던 국내 수학올림피아드(KMO) 중등부 1차 시험 응시자는 최근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고등부는 4000여 명에서 700여 명으로 줄었다. 한때 IMO 1위에 올랐던 한국이 올해 7위로 떨어진 데는 이런 영향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률군은 “IMO는 고등학교 수준에서 ‘진짜 수학’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나중에 수학자가 되면 만날 외국 친구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입시제도 탓에 이런 좋은 기회를 지레 포기하는 친구들이 늘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한별·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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