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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건 단순화 시켜 축소 발표…3차 공판까지 은폐"

[앵커]

방금 전 리포트로 보신 것처럼, 이 사건 취재하고 있는 정치부 정용환 기자와 함께 문제점을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군의 은폐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넉 달 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 말씀드렸는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기자]

이런 참혹한 사건이 나면 보통 유가족이 주변에 알리거나 언론에 호소하며 대중이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기소 후에 공판이 세 차례나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안 알려졌던 굉장히 특이한 사건입니다.

원인을 보면 진상을 유가족이 몰랐던 것이 가장 큽니다.

어제(4일) 국회 현안 긴급 질의에 제출된 국방부 자료를 보면 일사천리로 일 처리가 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가해자 신병 처리부터 보면, 사건 사흘 만에 구속되고, 나흘 만에 피해자 윤 일병이 상병으로 한 계급 추서됐고, 이후 순직 절차에 들어가 한 달 뒤 순직 결정이 납니다.

관련자들은 겉보기에 대규모인 16명이 징계를 받습니다.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유가족에게는 진상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현장 검증에 가족이 참석할 수 있는데 나가지 못했고요, 군 당국에서는 유가족들이 소극적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소가 됐는데도 공소장을 보지 못하게 했고요, 재판이 진행됐음에도 재판 기록을 보고 싶다고 하면 재판이 끝난 뒤에나 볼 수 있겠다고 한 것입니다.

결국은 이 사건이 굉장히 참혹하지 않습니까? 포도당을 맞히며 구타하고, 혼절해서 오줌으로 바지를 적시고 이 진상을 가족들이 알았다면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전직 장관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현 장관, 그리고 현재 육군참모총장, 사의를 표하긴 했습니다만 몰랐다고 했는데 잘 이해가 안 됩니다.

[기자]

네, 사망한 날 단순 집단 구타라고 발표하고 구체적인 진상을 감춰온 건 사실입니다.

사건을 단순화시켜 축소 발표하고 3차 공판까지 은폐해온 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군 수뇌부는 이런 사실을 몰랐느냐, 알았다면 책임이 있는 거죠. 한민구 장관이나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김관진 안보실장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명씩 따져보면 한민구 장관은 7월에 취임했으니 그렇다 치고, 권오성 총장은 특기할 만한 것이 6월 9일, 군에서 35년만에 구타 근절 관련 명령이 떨어집니다.

[앵커]

6·25 한국 전쟁 이후 두 번째라면서요?

[기자]

얼마나 엄중한 사안입니까. 이런 사안도 사실 저희는 몰랐습니다.

군 내부에서 한 건데, 이런 사안을 사인해놓고도 몰랐다는 것은 영문을 모르고 사인을 한 셈이 되는 거죠.

김 실장은 지속적이고 엽기적인 가혹행위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속적이고 엽기적인 가혹행위는 군 검찰에 사건이 이첩되면서 밝혀진 것인데, 윤 일병 사진을 보면 하루 이틀에 생긴 타박상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가혹행위의 정도, 지속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있는데도, 군 헌병에서 일주일간 가해자를 수사하는데 이때 몰랐다는 것은 의아한 점이죠.

보고 누락 여부는 국방부 장관 지시로 감찰한다니 이를 통해 권오성 총장이 알았는지 여부를 확정할 수 있고, 그 아래 보고 라인은 징계의 쓰나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한국전쟁 이후 두 번째로 내려왔을 정도로 중한 것이라면 이를 모르고 사인한 것도 문제고, 실제로 몰랐다면 더 큰 문제지만, 알면서도 모른다고 했다는 것도 문제가 되는 거죠.

[기자]

진퇴 양난의 사안입니다.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일련의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상관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여군 대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22사단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총체적인 관리부실을 의미하는데, 책임을 지든 안 지든 책임이 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앵커]

살인죄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 기록을 검토했고, 보강수사를 통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최대 관건은 고의성 입증 여부인데요, 윤 일병이 숨을 거두든 말든 고려하지 않고 폭행을 가했음이 입증되면 미필적 고의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검찰단의 수사는 미필적 고의를 입증하는데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부모님들의 걱정이 큽니다. 입대를 앞둔 아들들이 많기 때문인데. 뭔가 대책을 내놓긴 해야 하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옵니까?

[기자]

어제 국방부 긴급현안질의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핸드폰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제한된 기능, 제한된 시간에 쓸 수 있도록 핸드폰을 지급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구타만이라도 막아보려면 가족에게 열흘에 한 번씩 전신 검사 사진을 보내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각지대에 CCTV를 설치하자, 학생 생활기록부처럼 군대 생활 기록부를 사회에서 채택하거나 병영에서 저지른 폭행 가혹행위 범죄는 제대 후에도 추적해서 엄벌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관리 실패가 부른 참극이라는 점에서 우수한 중간 간부를 육성하고 그런 자원들이 군에 몰리도록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군의 위신이 말이 아니죠. 잘 들었습니다. 정용환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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