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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주적 사진과의 동거 끝낸 김관진…원조 '벌초 대상' 지위도 물려주나

강골 군인 이미지와 ‘레이저 눈빛’으로 유명한 김관진(65)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9년 동안의 습관을 버렸다. ‘주적(主敵)과의 집무실 동거’를 끝낸 것이다.



31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의 청와대 집무실에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등 북한 주요 인사의 사진이 걸려있지 않다고 한다. 김 실장은 4성 장군인 대장으로 진급해 2005년 4월 휴전선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3군사령관에 부임했을 때부터 북한군 지휘부의 사진을 자신의 집무실에 걸어왔다.



적장(敵將)의 얼굴을 매일 보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집념의 표시였다. 김 실장의 레이저 눈빛과 마주쳐야 했던 북한군 지휘부의 사진은 김 실장이 승진할 때마다 바뀌었다. 자신의 격(格)에 맞춰 카운터파트도 바꾼 것이다.



3군사령관 때는 당시 북한 2군단장이던 김격식,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 시절에는 김정일ㆍ장성택ㆍ김영춘(당시 총참모장)을 마주했다.



김정은이 북한의 실권을 잡은 뒤 최근까지는 김정은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사진을 걸었다. 2008년 3월 합참의장에서 물러나 2010년 11월 국방부 장관에 취임하기 전까지 야인으로 지낼 때를 제외하고는 9년 3개월여의 시간 동안 당연시 하던 습관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30일 국방부 장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완전히 옮기면서 김 실장은 이 같은 습관을 과감하게 버렸다고 한다. 김 실장은 국방부 집무실에서 짐을 꾸리면서도 김정은과 황병서 사진은 그냥 두고 왔다. 국가 예산으로 만든 물품인 만큼 사진은 국방부에 반납했다.



김 실장의 변화 이유는 뭘까. 주적 개념이 분명한 국방부 장관과 달리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 때와 달리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한뿐 아니라 주변 4강국의 동향도 살펴야 한다”며 “북한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은 스테이터스(status, 지위)가 다르지 않느냐”고 했다.



김장수 전 실장에 이어 김 실장까지 군인 출신이 국가안보실장을 연거푸 맡으면서 일각에선 우려가 나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안보뿐 아니라 국제정세나 외교ㆍ통일 분야도 잘 알아야 하는데 군 출신으로서 역할이 취약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이런 시선에 대해 주적 사진과의 동거를 먼저 끊어내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통일 대박’을 강조하는 만큼 북한을 대화 상대로도 인식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 변화를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최근 북한의 공격 대상도 김 실장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 옮겨간 양상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은 30일 한 장관을 향해 “우리의 첫 번째 벌초대상이 되여 국방부 장관 벙거지는 고사하고 명줄도 부지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이 자신의 체제에 위협이 되는 남한 인물을 공격할 때 쓰는 표현인 ‘첫 벌초 대상’의 원조는 그간 김 실장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김 실장을 향해 “첫 번째 벌초 대상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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