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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박사의 건강 비타민] 여름이 괴로운 당뇨발 … 맨발도 두꺼운 양말도 안 돼

당뇨병 환자인 김모(72·강원도 평창군)씨는 항상 발을 조심한다. 하지만 여름에 무심코 슬리퍼를 신고 다닌 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



지난달 초 슬리퍼를 신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온 뒤 저녁에 샤워를 하다 오른쪽 발바닥에 작은 금속 못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보기 전까지 못이 박혀 있는 줄도 몰랐다. 못을 제거한 뒤 별로 아프지 않아 그냥 넘겼다. 며칠 뒤 상처 부위에서 고름이 나기 시작하다 점점 심해졌다. 양말에서 악취가 날 정도로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 상처가 발바닥 깊숙이 파고들어간 것으로 진단됐다. 결국 발바닥 뼈 일부를 절단하고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김씨의 병명은 당뇨병성 족부병(일명 당뇨발)이다. 이는 당뇨병성 망막증, 만성 신부전증과 함께 당뇨병의 3대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발이 되면 발의 피부 또는 점막 조직이 헐거나 상처가 궤양(피부나 점막에 상처가 나고 헐어서 피가 나기 쉬운 상태)으로 진행하다 부분적으로 죽는다. 당뇨병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은 발궤양을 앓으며, 그중 1~3%는 절단 수술까지 받는다.



 당뇨발은 여름에 흔히 발생한다. 세브란스병원 집계(2012년)에 따르면 손발에 궤양이나 괴저(혈액이 공급되지 않거나 세균에 감염돼 조직이 죽는 현상)가 생겨 병원을 찾은 당뇨병 환자는 월평균 85.6명이었다. 그런데 7, 8, 9월은 월평균 104.7명으로 다른 달에 비해 많았다.



 2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온 양모(58·제주시)씨는 2011년 발에 생긴 상처로 인해 조직이 괴사돼 왼쪽 넷째, 다섯째 발가락을 절단했다. 수술 이후 혈당을 잘 조절했고 두꺼운 양말과 등산화를 신고 다녔다. 최근 이것이 문제를 일으켰다. 너무 두꺼운 양말로 인해 발에 땀이 차고 물집이 생긴 뒤 진물이 흐를 정도로 악화됐다. 서둘러 병원을 찾아 상처 치료를 받고 호전됐다. 자칫 발 일부를 또 절단할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당뇨병은 혈관과 신경을 손상시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신경이 손상되면 감각기능이 떨어져 상처가 나도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하기 쉽다. 또한 혈관이 손상되면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 상처 부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고 나중에는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할 상황이 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여름에 맨발로 야외활동을 하다 물집이나 상처가 생겨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계곡이나 백사장의 뾰족한 돌·유리 같은 위험물에 자주 노출된다. 당뇨 환자는 손발의 감각이 둔하다. 맨발로 뜨거운 바위나 백사장에 오래 머물다 화상이 생길 우려도 많다. 기온이 높게 올라가면 상처가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발을 자주 씻고 꼼꼼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까지 충분히 말린 뒤 보습제를 발라주어야 한다. 매일 발을 살펴보고 상처·굳은살·티눈 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거울을 이용해 관찰한다.



 맨발로 다니지 말아야 하며, 신발은 넉넉하고 통풍이 잘되는 게 좋다. 너무 차거나 뜨거운 곳에 발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발에 생긴 물집을 소독하지 않은 핀셋·칼·이쑤시개 등으로 건드리거나 굳은살이나 티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자칫하면 상처를 덧나게 하거나 심각한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문 의료진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철저한 혈당 조절은 기본이다.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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