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효율과 욕망의 올가미

유능한 사람의 일반적인 생활패턴은 아침에 시계 알람이 울렸을 때 침대에서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일어난다. 샤워를 한 후 식사를 하고 인터넷이나 신문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이후 직장이나 학교로 향한다. 이들은 거의 지각하지 않는다.

유능한 사람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자신의 삶을 채울 다양한 활동에 대해 중요도나 시의성에 따라 순서를 정하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편은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능력 있는 아내는 효율적으로 살림을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들은 자산 증식을 위해 한두 곳 정도 자금을 투자한다. 대인 관계에서도 동문회 등에 참석해 친구들과의 교분을 쌓거나 교회에 나가 하나님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부동산 중개업자, 증권사 직원, 은행원, 심지어 식료품점 점원과도 친분을 쌓는다. 장기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크건 작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이로 인해 유능한 가장이나 주부는 항상 바쁘다. 이런 생활 패턴이 만족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유능한 사람의 또 다른 조건은 남들이 볼 때 유쾌하고 호감을 줘야 한다. 자신이 재미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적어도 겉으로는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최신 영화를 관람하고 유행하는 농담과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시사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남들과의 대화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한두 개 정도의 외국어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이들은 대개 건전한 취미를 갖고 있다. 자신을 계발하고 발전시키는 취미다. 가능하면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보여줄 수 있는 외국 여행도 즐긴다. 이런 취미와 여행 등이 자신의 일에 직접 연관돼 이익을 준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다재다능할 필요는 없지만 대개 낮에는 생산적이고, 저녁에는 활동적으로 생활한다. 매일 저녁 소파에 파묻힌 채 TV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이들은 저녁 시간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삶을 위해 이들은 자신의 시간을 시 단위, 날짜 단위로 쪼개 살아간다.

그러나 이 같은 효율적인 삶의 방식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효율만을 추구하다 보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성공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효율과 욕망으로만 채워진 통속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창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이나 사상은 대부분은 정적인 고요함에서 시작된다.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실행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에 대해 사색을 할 시간이다. 이는 효율성에 기반한 수치로는 계산할 수 없다. 또 효율만을 따지는 사회에서 잠시 떨어져서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능력을 갖춘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해양경찰과 구원파, 한국 국회의 행태는 반성을 위한 좋은 사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사람들도 처음부터 삶을 그렇게 이기주의적이거나 근시안적으로 시작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회가 양적으로만 팽창해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는 꼴이다.

진정으로 능력을 갖춘 사람은 열심히 생활하면서도 보편적인 사고를 한다.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도 5~10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다. 원치 않아도 역사는 반복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효율과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잠시 떨어져 다시 한번 생각해 더 나은 결론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좀 더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것이다.



크리스 리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2012년 소설 『떠도는 집(Drifting House)』으로 데뷔했다.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UIC)에서 문학창작을 가르친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