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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배당 늘리면 인센티브 … 현금 쌓아만 두면 징벌 과세

최경환 경제부총리(왼쪽 넷째)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제윤 금융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 부총리,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서승환 국토부 장관,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뉴시스]

수출·기업 견인 성장모델을 내수·가계 주도로 바꾸기 위해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해법은 기업의 돈을 가계로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3대 패키지 세금(기업소득환류세·근로소득증대세·배당소득증대세) 카드를 내놨다. 기업들에 사내유보금을 너무 많이 쌓지 말고 임금·배당을 늘리거나 투자를 통해 내수시장에 돈을 풀라는 메시지다. 최 부총리의 이런 구상은 앞으로 가계를 내수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 다.

 이는 수출기업이 번 외화로 내수를 부양하던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갈수록 늘고 있는 사내유보금(순이익에서 배당·세금 제외한 금액)이 그 근거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의 올해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515조9000억원으로 5년 새 90.3%(244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들이 이익을 내수에 안 풀고 곳간에 쌓아놨다는 얘기다. 그러는 동안 임금은 안 늘고 투자는 줄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8~2013년) 연평균 실질임금상승률은 0.3%로, 2001~2007년의 3.9%보다 낮아졌다. 주식투자자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1.1%로 선진국 평균 배당률(2.7%)에 훨씬 못 미쳐서다.

 새 경제팀이 내놓은 3대 패키지 세금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종합 해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업소득환류세제다. 기업의 순이익 가운데 임금 인상·투자·배당으로 쓴 돈을 뺀 나머지 유보금 중 일부에 매기는 벌칙(페널티) 성격의 세금으로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미국·일본에서는 배당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투자 활성화가 절실한 한국의 경제 현실을 감안해 만든 맞춤형 제도”라고 설명했다. 대신 기업들의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둔 이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기업들에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과세시기도 2~3년 뒤로 미뤘다. 내년부터 제도가 시행되면 2017~2018년에 순이익을 합산해 한꺼번에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 인하(25%→22%)가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쌓였다”며 “법인세 감면으로 늘어난 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남은 이익을 내수진작에 써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채찍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소득증대세제와 배당소득증대세제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보완하는 당근책이다. 유보금을 많이 쌓은 기업에 세금을 매기는 대신 임금·배당을 많이 늘린 기업에는 성과보상 을 주겠다는 것이다. 근로소득확대세제는 임원·고액 연봉자(1억원 이상)를 뺀 직원의 평균 임금인상률이 최근 3년 평균 상승률보다 높은 기업에 세액공제 10%(대기업 5%)를 해 준다.

  평가는 엇갈린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과도한 유보금을 가계로 돌려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배당 이익이 소액주주가 아닌 대주주·외국인주주에게 주로 돌아가거나 임금인상을 두고 노사분쟁이 생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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