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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외부의 적 만들어 내부 통합 … 민족주의가 동북아 불안 부추겨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은 외부의 적(敵)을 통해 국내적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개최한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 탄생 100주년 기념 한·일 국제학술회의’ 참석차 방한한 스기타 아츠시(杉田敦·55·사진) 호세이대 교수는 ‘민족주의(nationalism)’를 역내 불안정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전공하고 일본 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스기타 아츠시 교수는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현재 한·일 관계는 국내정치에 희생되고 있다”며 “양국 집권세력인 보수 정권이 역사문제 등에서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이 한계에 부딪치면 국민의 불만이 늘어나고, 개인이 져야 하는 짐이 커지기에 다른 나라를 적으로 삼아 눈을 돌리게 만든다”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심지어 유럽연합(EU) 등도 내셔널리즘의 모습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아베는 집단적 자위권과 일본의 역사적 재인식 문제를 항상 강조해 왔다”며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것은 ‘초국가주의’ 모습이 일본에 다시 드리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스기타 아츠시 교수는 “지금은 포스트 냉전 시대임에도 아베 정권이 지나치게 전쟁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동아시아가 냉전시기와 같은 충돌의 형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곤 “80년 전 일본의 첫 내각도 민족주의적 정책을 펴다 정권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점을 아베 내각이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의 미래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중국 중심의 질서를 전망했다. 그는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EU가 경제협력을 토대로 점차 통합의 형태로 나아가듯 동북아에서도 중국 경제를 중심으로 문화·사회적 협력을 강화하는 프레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4~25일 열리는 학술회의는 일본에서 ‘학계의 덴노(天皇·천황)’라 불리며 평화·인권·민주주의를 강조한 정치사상가 마루야마를 기리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학술회의 직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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